◎“붐조성해 본선승리” 겨냥/양자 인물본위 접전 예상민자당이 서울시장후보 추대에서 경선으로 급선회, 반전의 묘를 연출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정원식 전총리 추대, 이명박의원의 극한대응이라는 답답한 상황이 예정돼 있었다. 추대후의 후유증, 이로 인한 「본선」에서의 부담을 감안한다면 경선실시는 민자당의 고민들을 일거에 해결해주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듭을 푼 사람은 정전총리였다. 정전총리는 서울시지부가 자신을 후보로 추천키로 돼있는 8일 경선의사를 천명함으로써 극적으로 국면을 전환시켰다. 민자당은 『사전조율은 없었다』며 그의 결단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민자당의 경선실시에는 정전총리의 결단외에도 몇가지 변수들이 작용했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이의원의 반발을 경선의 직접적인 동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의원은 『경선이 실시되지않으면 그냥 있을 수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로인해 당직자, 서울출신 의원들간에도 경선론, 추대론이 엇갈려 혼선이 야기됐다. 이런 불협화음은『뛰기도 전에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정전총리나 여권핵심부에 던져주었다고 볼 수 있다.
경선의 명분, 흐름도 한 몫을 했다. 민자당이 그동안 「현실」을 운운하며 추대론을 주장하는 모습은 궁색하기까지 했다. 민자당의 경기경선, 민주당의 서울경선대회가 모양좋게 치러졌다는 사실도 추대론을 약화시켰다.
여권이 물꼬를 경선으로 돌린 결정적인 이유는 본선승리 때문이었다. 야세가 강한 서울에서 이기려면 경선으로 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 특히 민주당이 조순후보를 경선으로 포장, 바람몰이를 하고있는 마당에 민자당이 정전총리의 추대로 대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같다.
결국 이런 상황들이 정전총리를 움직였다. 정전총리는 6일 이세기 백남치 강용식의원등과의 만찬에서 경선의사를 밝혔고 참석의원들도 동감을 표시했다. 또한 7일 사적 모임에서도 민관식 윤형섭 김기춘씨등이 경선을 권했고 정전총리는 이를 수용, 결심을 굳히고 청와대에 경선의사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제 관심은 판세에 쏠리고있다. 서울경선은 계파대결, 지역간 대립양상이 거의 없기때문에 축제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서울출신 의원들도 『누가 본선에서 당선가능성이 높느냐가 선택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전총리는 교육부장관 총리 대선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 행정경험 정치력을 겸비한 중량급이라는 강점을 갖고있다. 특히 여권지지기반중 최근 이탈현상을 보인 보수·안정세력을 끌어안을 수 있는 「카드」라는게 중론이다. 대통령의 의중이 정전총리에게 실려있다는 사실도 유리하게 작용할 듯하다. 반면 이의원은 TV드라마로 극화될 정도로 화려한 재계경력을 갖고있고 젊은 샐러리맨들의 「우상」이 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의원은 유권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20∼30대의 표를 끌어들일 요건을 갖추고있다. 이의원측은 또한 『민주당의 조순후보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패기있는 인물의 등용이 필요하다』는 당내 일각의 견해에 기대를 걸고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정 전총리 일문일답/“당결속·민주절차위해 결심“/독자적 결정… 청와대도 이해할것
정원식전총리는 8일 상오 여의도 민자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다음은 회견 요지.
―추대대신 경선에 나서기로 결심한 배경은.
『그동안 추대냐 경선이냐를 놓고 당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당의 결속과 선거승리를 위해, 또 나의 민주적 당운영에 대한 신념에 입각해 경선에 나서기로 했다. 따라서 어떤 경선결과가 나오든 승복할 것이다』
―그동안 경선반대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지 않다. 민자당의 후보영입 교섭을 수락한 사실도 오늘 처음 밝혔다. 그런만큼 경선문제에 대해 찬반입장을 밝힌 바도 없다』
―경선수용 방침을 당이나 청와대에 사전 통보했나.
『오늘 당을 방문해 나의 결심을 전했다. 당지도부와의 사전교감이나 의논이 없었지만 당도 내 결심을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 청와대에는 어제 내 결심을 알렸다. 김영삼총재와 직접 통화한 일은 없지만 나의 입장을 충분히 양해하리라고 생각한다. 재차 말하지만 경선출마는 독자적 결정이다』
―이명박의원을 만난 일이 있는가.
『만난 적이 없다』
―최근 김대통령을 만난적 있는가.
『미국에서 귀국한 뒤 만나 후보영입에 대한 의사타진을 받은 적이 있다. 그후에는 만나지 못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입장은.
『12일로 예정된 대의원대회에서 얘기하겠다』
―경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가.
『답하기 어렵다.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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