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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러도 금세기 공헌” 세계 과시/내일 2차대전 승전5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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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러도 금세기 공헌” 세계 과시/내일 2차대전 승전50돌

입력
1995.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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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대대적 기념행사 안팎/미·중·독등 50여국정상 초대/2억불투입… “역할보장”계산 2차세계대전 연합국들이 나치 독일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 승전일(V-E DAY) 50주년이 되는 8일은 21세기를 앞둔 세계사에 화합과 인류공존이라는 새 단원을 여는 날이다. 그래서 지금 런던에서 모스크바까지 전유럽이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특히 2차대전의 한 주역이면서도 역사속에서 소외되었던 러시아가 맞는 승전 50주년은 남다르다. 러시아의 옐친정부는 승전기념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9일 모스크바 행사에 2억달러나 투입하고 있다. 1백년전 제정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 보다 더 성대하고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보다 더 웅장한 러시아 사상 최대규모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 장쩌민(강택민) 중국국가주석, 미테랑 프랑스대통령, 메이저 영국총리등 전승국은 물론 패전국인 독일의 헬무트 콜총리등 세계 50여개국의 국가수반과 대표를 불러들인다. 이들은 특히 붉은광장의 레닌묘 위의 사열대에서 과거 자신들을 겨누었던 무기를 사열하게 돼 이번 행사가 내포한 상징성을 더한다.

 2천7백여만명의 인명손실과 국가 기간시설의 절반이상이 파괴돼 참전국중 최대 피해자인 소련의 승계국인 러시아가 어려운 경제여건속에 버거운 예산을 들여 대규모 행사를 주최하는 데는 러시아나름의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러시아는 인류의 자유와 행복을 말살하려는 파시즘에 대항해 미국, 영국, 프랑스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연합국의 일원이었으며 승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둘째, 그동안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소련이 전세계에 기여한 공로는 무시됐으며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는 냉전의 유산때문에 아직 미국등 서방국가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고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문제등을 비롯,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셋째, 소련이 44년 유엔창설에 기여했듯이 러시아도 다극화한 국제질서하에서 새로운 전쟁을 억제하고 인류평화를 보장하는데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붉은광장의 사열대에 전세계의 지도자들이 모인다는 것은 러시아국민들에게 상당한 자부심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고 이는 연말과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과 대선등 국내 정치적으로 옐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섯째는 영향력이 감소되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소속 각공화국에도 러시아라는 큰 울타리안에서 과거의 영광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뜻도 있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유럽 승전기념행사 이모저모/유럽정상들 런던-파리-베를린 순방/당시 적·동지 함께모여 축하퍼레이드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나치 함락, 즉 유럽지역의 종전 50주년(5월 8일)을 기념하는 「승리의 제전」이 유럽전역에서 성대하게 펼쳐지고 있다.

 6일 런던에서 팡파르를 올려 7일 파리, 8일 베를린을 거쳐 9일 모스크바에서 대단원을 내리는 이번 제전은 세계 수십개국 지도자들이 이들 4개 도시를 순회방문하는 이채로운 방식에 더해 참가인원및 행사규모가 사상최대여서 전유럽이 축제무드에 휩싸여 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 헬무트 콜 독일총리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등 전승국은 물론 패전국 지도자를 비롯한 각국 지도자들과 수만명의 참전용사들이 이번 행사에 운집한다.

 6일 런던에서는 엘리자베스여왕이 하이드파크에서 수천명의 참전용사들과 함께 이번 행사의 테이프를 끊었으며 당시 전쟁영웅들의 넋을 기린 추도연주회가 열렸다.

 이날밤 파리로 이동한 각국 지도자들은 7일 상오 개선문에 모여 상젤리제가에서 펼쳐지는 군사퍼레이드를 참관한다.

 종전 50주년일인 8일 이들은 베를린으로 장소를 옮겨 콜총리가 직접 사회를 보는 나치항복 기념식에 참석한다. 베를린 행사는 독일이 전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회원국으로 평화의 대열에 동참, 거듭 태어난 것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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