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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남경선」 이변 안팎/허찔린 「김심」… 동교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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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남경선」 이변 안팎/허찔린 「김심」… 동교계 충격

입력
1995.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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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견 수렴안된 영입 패배/향후 당내입지 제약올까 우려 민주당의 전남지사 후보경선에서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지원한 김성훈교수가 패배한 것은 민주당 내부의 사정을 고려할때 큰 이변이다. 전남지역은 광주와 더불어 호남정서의 본거지로 그동안 김이사장의 영향력이 절대적 힘을 발휘하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이변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유력한 경선주자였던 한화갑의원을 강제사퇴시킨데 대한 반발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의원이 후보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김심」(김이사장의 의중)의 작용으로 도중하차하자 한의원 지지자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이 반발기류가 허경만의원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주었으리라는 분석이다. 동교동측은 뒤늦게 한의원에게 지지자들의 반발을 무마시켜줄 것을 주문했으나 한의원이 『내가 나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직접 나서기를 꺼려 분위기를 돌리지 못했다.

 또하나 중요한 요인은 인지도가 낮은 김교수의 영입에 대한 거부감이다. 김교수는 경선을 불과 10여일 남겨둔 상태에서 「김심」을 업고 대세몰이에 나섰으나 끝내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이 지역 사회에서는 UR반대투쟁과정에서 과격한 노선을 선도했던 김교수에게 도정을 맡기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비판여론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의원 사이에서는 또 『아무리 김이사장의 뜻이라 해도 도지사 후보결정과 같은 중대사를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이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발도 적지않았다. 이는 김이사장에 대한 지지여부에 관계없이 김이사장이 전남지역의 중대사에 대해서 자의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김교수의 패배가 이 지역에서 곧바로 김이사장의 영향력 감소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지역에 대한 김이사장의 정치적 구상이 상당한 제한을 받을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인 것은 분명하다.

 대의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광역 및 기초의원 가운데 공천탈락이 예상되는 인사들의 반발도 이번 이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도청이전문제를 둘러싼 전남지역의 「동서 갈등」 역시 표의 향방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다.

 어쨌든 김이사장은 전남지사구도가 빗나가면서 자신의 지자제구상에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이기택총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지사 후보선정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동교동계는 당내입지등에서 상당한 후유증을 앓을 전망이다.<광주=이계성 기자>

◎허경만의원 당선인터뷰/“김 이사장뜻 거스른 승리아니다/도청이전 공감대형성후에 추진”

 6일 민주당 전남지사후보에 당선된 허경만의원은 경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승리가 결코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뜻에 어긋나는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승리의 원동력은.

 『20년간 원만하게 정치를 해온 것이 큰 바탕이 됐다. 지지당원들이 대의원집을 여덟번까지 찾아가는등 눈물겹게 도와준 점등이 승인중 하나이다』

 ―동교동계의 세몰이로 어려움은 없었나.

 『나는 반동교동계일 수 없다. 참다운 경선을 통해 민주주의 훈련을 쌓고 이를 내외에 과시하라는게 김대중이사장의 뜻이었다』

 ―이번 경선결과로 김이사장의 영향력이 감소될 것으로 보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영입된 분이 당선될 경우 김이사장의 정치적 행보에 더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남도청 이전문제는.

 『광주·전남간 통합에 우선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통합이 어렵게 되면 의견을 수렴, 공감대를 형성한뒤 이전을 추진하겠다』<이동국 기자>

◎민주 전남지사경선 이모저모/39표가 당락갈라/개표결과 발표에 장내 술렁/허 의원 정견발표부터 승기

 설마가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6일 광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경선에서 김성훈교수를 지원했던 동교동계 의원들은 39표차로 허경만의원의 승리가 선언되자 경악하는 모습이었다.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 권노갑 한광옥 부총재등은 『어떻게 된 일이냐』며 행사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투표직후까지도 김교수의 우세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개 투표함중 첫째 함의 결과가 집계되자 장내가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결과는 김교수 1백64표, 허의원 1백59표. 둘째 함의 개표 결과가 집계될 때까지 장내는 긴장속에 빠졌다. 권부총재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초조한 가운데 한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허의원 진영에서 터져나온 함성은 동교동측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렸다. 최종결과는 「3백39표대 3백표」. 허의원이 예상을 깨고 「김심」을 업었던 김교수를 39표차로 따돌린 것이다.

 유인학 전남도지부장이 허의원의 당선을 공식선언하자 허의원은 단상에 올라와 떨리는 목소리로 『오늘의 결과는 허경만 개인의 승리가 아니고 민주적 경선을 치르도록 한 김대중이사장의 승리요, 민주당의 승리』라고 말했다. 비록 「김심」이 상대후보에게 있었지만 향후 동교동계와의 관계재정립을 의식한 당선소감이었다. 허의원은 이어 김교수에게 『입당 10여일만에 크게 선전했다』고 위로한 뒤 도중하차한 한화갑의원에 대해서도 『승리할 수도 있었으나 도중에 물러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허의원은 정견발표에서 『두번에 걸쳐 김이사장으로부터 참다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경선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확답을 받았다』면서 『김심은 중립』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교수와 동교동진영의 바람몰이를 차단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허의원은 또 도청이전문제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김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5선의원의 관록이 돋보이는 연설이었으며 상대적으로 눌변이었던 김교수의 연설과 비교되면서 이날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김교수는 정견발표 첫머리에서 『김대중선생의 분신으로 김이사장을 도와 청춘을 다 바쳐온 한의원이 전남의 대화합과 97년정권창출이라는 성업을 달성하기 위해 살신성인의 성스러운 결단을 내렸다』며 박수를 보내달라고 당부하는등 반발무마를 시도했으나 결국 벽을 넘지 못했다.<광주=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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