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민가 남편잃고 세아들 훌륭히 키워/장남 갑자기 정신병증세… 입원비 없어 막막/며느리들이 준 패물들여오다 적발 “선고유예”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경일부장판사)는 6일 아들의 정신병 치료비를 대기 위해 패물을 밀수한 브라질동포 서모(68)피고인의 관세법위반사건에서 징역 10월과 몰수형의 선고를 유예, 석방했다.
서씨는 67년 브라질로 이민, 1년도 못돼 남편을 잃고 온갖 고초를 겪으며 세 아들을 키웠다. 장남은 브라질의 명문의대에, 두 아들은 미국 대학에 진학해 어머니의 노고에 보답했다. 그러나 장남이 갑자기 정신착란 증세로 쓰러졌다. 서씨는 미국으로 건너가 아들의 치료에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차도가 없었고 애써 모은 재산만 곶감 빼먹듯 없어졌다.
서씨는 86년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부산에 사는 여동생(57)의 주선으로 아들을 부산근처 요양원에 입원시켰다. 지난해 여름 환자 1명이 요양원 직원의 학대에 못이겨 자살한 사건으로 요양원이 폐쇄되자 서씨는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월 2백만원 이상이나 드는 입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었다. 궁리끝에 서씨는 브라질에 있는 패물을 팔기로 했다. 며느리들도 자신들의 결혼패물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서씨는 3천9백여만원어치 패물을 숨겨 세관을 통과하려다 붙잡혀 구속됐다. 그러나 서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참작한 법원은 선고를 유예, 밀수 패물을 팔아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려던 노모의 끝없는 사랑을 외면하지 않았다.<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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