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알부자중 탄생 가능성도금융전업기업가 제도가 4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첫 금융전업기업가는 누가 될지가 관심거리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신용호 교보생명명예회장(78)과 양재봉 대신그룹회장(70) 이창재 고려증권회장(44) 최순영 대한생명회장(57) 고홍명 파일롯트그룹명예회장등 10명 안팎이다.
그러나 당사자들과 주변 관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정부가 확정한 금융전업기업가 제도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참여할 만한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금융전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상은행 주식지분의 4∼12%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최소한 1천억∼2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 자금은 순전히 자기자금으로서 출처가 명확한 돈이어야 한다. 관할 세무서장의 「자금출처 확인서」나 기타 소명자료에 의해 자기자금으로 확인돼야만 금융전업가로서 은행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신회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신회장 일가의 주요재산이라야 교보생명의 지분(51%) 정도인데 이것을 처분한다 해도 3백억원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재봉회장의 아들인 양회문 대신증권부회장도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개인적으로 이만한 자금을 조달할 수가 없다』며 참여불가뜻을 밝혔다. 결국 이들 모두 현재의 증권 또는 보험업을 토대로 회사를 금융전업그룹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새로 도입된 금융전업가 제도가 너무 현실성이 없어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금융업종의 계열사를 처분해야 하는 문제도 참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창재회장의 경우 금융전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비금융업종의 계열사인 고려통상과 동광제약 반도축산등을 포기해야 하는데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게 고려증권 관계자의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금융계에선 이들보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알부자들 가운데 금융전업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금융전업가가 된다 하더라도 은행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참여조건이나 기대효과면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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