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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사회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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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사회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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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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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혼란은 가정질서의 파괴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가족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이자 공동체의 시작이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도 가정이 사회적 인간애의 원천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우리사회의 이 장점은 더욱 살려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가족이 갖는 여러가지 기능 가운데 사회화의 기능은 특히 중요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낙후했던 과거에도 사회적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가정교육을 중요시한 전통이 오늘 이정도의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된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다고 한다면 점점 약화하는 가정교육기능은 앞으로를 생각할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파 방정환선생이 어린이들을 존중하고 받드는 운동을 시작한 것이 효시가 된 어린이날이 오늘에 이르른 것은 밝게 자라나야 할 어린이들을 위해 뜻깊은 일이다. 그러나 당시의 어린이와 지금의 어린이들이 엄청나게 다른 사회적 환경에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당시 우리나라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많은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 풍습을 갖고 있었던 반면, 지금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불과 한두명의 자식을 낳을 뿐이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풍요롭게 되었다. 자연히 적은 수의 자녀들에게 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어린이들 위주의 가정이 보편화되었다.

가정교육의 부재는 이와같은 변화한 환경 속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과보호의 환경 속에서 자라나고 있으며 남을 생각할 수 있는 훈련을 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자녀의 인성과 인격형성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가정교육마저도 학교성적 위주의 기능교육으로 전락하고 나면 가족공동체가 보다 넓은 공동체사회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무의미해지게 된다.

우리사회가 가족중심의 질서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가족중심이란 정서적 공동체의 긍정적 의미를 벗어나는 폐쇄적인 가족이기주의가 되어서는 곤란한 것이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2세대 핵가족 형태가 보편적으로 되어 있는 것 역시 근대의 추세다. 이것도 자기가 낳은 아이들은 애지중지하면서 반대로 부모에 대한 의식이 희박해지는 세태를 반영한다. 그러나 한국형 복지의 개념에서 보면 3세대 가족제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가족제도에 관한 연구에서도 3세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어린이들을 책임 있는 공동체사회의 구성원으로 키울 수 있는 가정교육의 강화가 절실하며, 열려진 공동체를 향한 건강한 가족사회가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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