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일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오는 7월부터 12%에서 15%로 확대하고 전환사채(CB)등 해외증권과 연계된 주식은 투자한도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혔다. 한전 포철등 공기업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는 8%에서 10%로 늘어난다.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앞두고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7월1일부터 현재 종목별 12%인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15%로 3%포인트 늘리고 공기업인 한전과 포철은 현행 8%에서 1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해외증권 발행기업에 대한 외국인 주식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채권(BW) 주식예탁증서(DR)등 주식과 연계된 해외증권 발행에 따른 외국인의 주식취득은 예외로 인정, 투자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증권 발행기업에 대한 투자한도 예외인정은 발행주식 총수의 15%이내에서 증권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외국인에게 경영권이 넘어가지 않도록 외국인의 전체 지분이 5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이처럼 확대될 경우 연말까지 15억∼20억달러가 국내 증시에 추가 유입되고 해외증권 발행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완화조치로 2억달러가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또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시기 예고제를 도입, 한도확대 2개월이전에 계획을 미리 발표할 방침이다.<이상호 기자>이상호>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안팎/“증시활성화에 가장 효과”판단/정부투자기관 원활한 민영화위해/금융시장개방 강력요구도 한몫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12%에서 15%(한전 포철등 공기업은 8%에서 10%)로 확대키로 한 것은 크게 3가지 이유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주식시장의 활성화다. 현 경제상황이나 부동산시장, 시중 자금사정등 증시 주변상태는 좋은 편이지만 주가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정부측 판단이다. 특히 대구 가스폭발사고등으로 사회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마저 활력을 잃으면 더큰 문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증시를 부양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고 현재로서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확대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 뚜렷한 악재가 없는데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재정경제원 관계자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유입규모보다는 유출이 커 순유입은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월 3억2천8백만달러, 2월 1억9천1백만달러, 3월 1억5천3백만달러, 4월 4천3백만달러등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이미 약속한 정부투자기관의 원활한 민영화를 위해서다. 국민은행등 국책은행과 한국통신등 정부투자기관의 민영화는 오래전에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었지만 증시가 좋지 않아 현재 그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 정부투자기관들은 덩치가 커 증시에 나올 물량이 엄청나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 확실해 정부는 증시상황을 보아 실시하겠다고 밝혔었다.
재경원관계자가 이번 조치에 대해 한마디로 『주식의 수요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등 선진국들의 끈질지고 강력한 금융시장 확대요구도 한 이유다. 「제3단계 금융자율화 및 시장개방계획」에 따라 올해중 외국인 주식투자 확대가 당초 예정되어 있었지만 될 수 있으면 늦춘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금융시장개방 확대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특히 현재 뉴질랜드에서 개최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총회에서 미국이 우리측에 대해 증권 및 보험시장, 투자자문업등에 대한 개방확대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같은 국내외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실시를 앞당기는 것이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판단, 당초 예상보다 앞당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4년10월 국제통화기금(IMF)총회에서 94∼95년중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92년1월 주식시장 개방이후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순유입 기준)은 약 89억7천만달러이며 외국인 주식매수금액(순매수 기준)은 약6조1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12%)는 지난 3월말 현재 8.6% 소진됐으며 한도에 도달한 종목은 총상장 7백2개사 8백75개 종목중 98개사 1백8개 종목에 달하고 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