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극시를 한국적으로 재구성, 세계 관객의 절찬을 받은 「피의 결혼」이 극단 자유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으로 13일 막을 올린다.결혼식날 신부를 데리고 달아난 옛 애인과 뒤를 쫓은 신랑의 죽음을 그린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이다. 흥겨운 결혼식장면에서 시작, 두 남자의 비극적 죽음으로 끝나는 원작이 상가의 밤샘에서부터 결혼식, 결투, 시신의 매장으로 이어지는 제의의 형식으로 재구성된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역으로 처절한 이미지를 얻은 박정자, 무대 위에서 듬직한 무게중심이 되는 박웅, 연출가 김정옥등이 83년 초연때부터 함께 했던 자유의 멤버. 연습장에서 창의성을 중시하는 집단창작, 삶과 죽음에 대한 천착이라는 극단 자유의 전통을 자리잡게 한 주인공들이다. 『리바이벌은 새로운 관객―배우의 즐거운 만남인 동시에 더 나은 공연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이다.
자유의 작업들을 눈여겨 본 이휘향과 정동환이 신부와 옛 애인역으로 가세한다. 국수호(디딤무용단 대표)가 안무를, 고김소희 명창의 딸 박윤초가 소리를 맡는다.
13∼21일(하오 4시 7시30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을 마친 후 도쿄와 LA도 순회한다. 6월23∼25일에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ITI(국제극예술협회)총회와 함께 개최되는 세계연극제에 초청, 공연된다. 548―5907<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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