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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공사도 총점검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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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공사도 총점검을(사설)

입력
199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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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서울시장이 『서울에서 가장 불안한 곳은 지하철공사장이고 다음이 가스관』이라고 일종의 양심선언같은 발언을 했다고 한다. 지하철공사장의 부실공사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을 뿐아니라 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등으로 국민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때에 나온 발언이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최시장의 발언은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닌 것같다. 외국기술진에게 지하철공사현장의 안전도조사의뢰 결과에 근거한 것이기에 설득력이 있고, 앞으로 당국이 취해야 할 자세와 대책마련의 심각성마저 경고해 준다.

최시장에 의하면 서울시는 최근 지하철 5호선의 한강 지하터널공사장과 안양천, 영등포구청역 등 3곳에 대한 안전진단을 세계 최고수준인 오스트리아기술진에 의뢰한 결과 지적사항이 무려 2백쪽 분량의 책 한권에 달했다는 것이다.

5호선 3곳에 대한 안전점검결과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 6·7·8호선 공사구간까지 점검했다면 위험한 곳이 백과사전수록 분량이 될 수도 있겠다.

서울의 4개노선 1백35의 지하철을 건설한 우리의 기술수준이 왜 이 지경으로까지 부실시공과 불안전 공사를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인가. 이미 개통된 지하철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현재 5대도시에서 건설중인 것은 경험이 전혀 없는 중소건설업체까지 공사에 끼여들었고 감리와 감독마저 소홀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 값싼 지하철공사 낙찰가격과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는 악순환과 공사판의 비리까지 겹쳐 실제로 공사를 하는 업체란게 최말단의 무면허 건설업자라는 데서도 부실·불안전공사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지하철공사란 지상공사와는 달라 지하수십를 뚫고 궤도를 깔아 지하철전동차가 다니게 하는 최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 공사를 전혀 경험이 없는 무면허 말단건설업자에게 맡겨 공사를 하니 시공은 물론이고 안전도조차 보장될 수가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이라도 5대도시 지하철 건설공사에 대한 안전점검을 일제히 실시해야 한다. 혹시나 하고 미뤄뒀다 갖가지 공사부실과 그로 인한 사고로 이어진다면 그 엄청난 악순환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그래도 다른 도시보다 낫다는 서울의 지하철공사가 시장이 실토할 정도로 불안하다면 다른 지방대도시 공사의 불안과 위험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정부는 가스안전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그보다 훨씬 위험한 지하철공사를 완벽하게 하는데 더욱 세심한 근본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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