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조 후보 “결선지지” 요청 홍·이 의원 거절/조 부총재 막판까지 선전 향후입지 강화/조순당선자 “정권교체 초석되겠다” 소감역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3일 여전히 강력한「김심」(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의중)의 위력을 거듭 확인하며 조순 전부총리를 서울시장후보로 선출했다. 비록 김이사장이 거의 공개적 지지를 보낸 조전부총리가 1차투표에서 과반수득표에 실패하긴 했지만 이는 나머지 세후보가 갖고있는 나름의 비중과 특장을 감안할때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동교동계의 대세몰이에 대한 거부감도 일부 작용했음을 부인할수 없다. 그러나 2차 결선투표에서 조전부총리가 조세형 부총재를 큰 표차이로 따돌리고 낙승을 거둠으로써 당내 민주화와 김심을 축으로한 응집력을 다시한번 과시했다는것이 동교동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결선투표에서는 『조전부총리가 패하면 김이사장이 치명적인 정치적 상처를 입을수도있다』는 대의원들의 우려가 팽배, 홍사덕 이철원 지지표의 대다수가 조전부총리에게 몰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조부총재는 객관적인 세불리속에서도 1차투표에서 조전부총리를 위협하며 선전, 8월 총재단경선등을 통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경선결과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김이사장이 자신의 「그랜드 플랜」실현을 위한 첫단계라 할수있는 조전부총리 후보만들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이와관련, 당일각에서는 동교동계가 이런 여세를 몰아 이기택총재측의 반발을 사고있는 이종찬 고문의 경기도지사후보 추대를 강행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있다.
결선투표에서 조전부총리는 4백95표를 얻어 1백83표차이로 조부총재를 따돌리고 승리하자 기쁨을 감추지못하는 표정이었다. 박실 서울시지부장이 최종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총재의 축하를 받으며 등단한 조전부총리는 『여러분의 힘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나에게 던진 표의 의미를 겸허히 되새겨 시장선거에 승리,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결선투표에 앞서 조부총재는 홍·이의원의 지지를 얻는데 안간힘을 썼으나 「막판뒤집기」에는 실패했다. 1차투표결과가 나온뒤 조부총재는 물론 조전부총리측도 홍·이의원의 지지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으며 이과정에서 조부총재 지지자와 홍의원 지지자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관련, 홍의원은 『내가 이시점에서 지지대의원에게 특정후보를 지원해달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며 연대제의 거부이유를 밝혔다. 이의원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별로 없다』며 연대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또 『현실의 두터운 벽을 넘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했다.
투표직전 정견발표에서 각 후보들은 한표라도 더 건지기위해 15분의 연설시간을 넘겨가며 마지막 득표전을 펼쳤다. 특히 조전부총리를 제외한 3명은 75%나 차지하는 호남대의원을 의식한듯 저마다 「김심은 중립」 「진정한 김심은 나에게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홍·이의원은 『박찬종 의원을 제치고 본선에서 승리하기위해선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는 나를 뽑아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치러진 대회는 서울시대의원과 지지자 당원등 3천5백여명이 대회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됐다. 대회 1시간전부터 나온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대회장입구에 도열, 마지막 한표를 잡는데 열을 올렸다. 또 조부총재측 운동원들은 그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와 한복복장으로, 홍의원지지자들은 검은색바탕에 주황색의 홍의원이름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양성우 전의원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하오 2시30분께 이원형 대회의장의 개회선언, 이기택총재의 치사와 후보자별 정견발표로 이어졌다. 이총재는 치사에서 『4명의 경선주자들이 유례없이 페어플레이를 했다』면서 『어느 누가 후보로 결정되든 4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서울시장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유성식·이동국 기자>유성식·이동국>
◎조순당선자 인터뷰/“DJ만의 도움아닌 중진 덕택”
『일생에서 가장 큰 영광을 맛보았다. 이 영광과 감동을 가슴에 새기면서 시장선거의 대장정에 임하겠다』 조순전부총리는 3일 저녁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로 선출된후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경선과정에 대한 소회와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른바「김심」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라는데.
『나의 승리는 어떤 자격이 있어서라기 보다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이기택총재 김상현 정대철 이종찬 고문등 여러 중진들의 편달과 도움덕택이다. 결코 김이사장 혼자 만들어준 결과가 아니다. 이는 결선투표까지 실시된 선거양상을 봐도 알수있다』
―정원식 전총리와 박찬종 의원에 대한 평가는.
『정전총리는 학식과 인격이 훌륭한 분이다. 하지만 그는 교육학을 전공했고 나는 경제학자이다. 이런 배경의 차이가 선거에 반영될것으로 본다. 박의원과도 민주주의의 공정한 룰에 따라 페어플레이를 하겠다』
―젊은층의 지지를 얻기위한 대책은.
『오늘 경선에 참가했던 홍사덕 이철의원이 적극 도와주면 보충할수 있으리라고 본다. 특히 일생동안 젊은이와 더불어 생활해온만큼 젊은층과의 교감은 상당히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야당소속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와 마찰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시장에 당선된다면 시정방향은 민주당의 정강정책을 따르겠지만 법과 상식을 존중하면 중앙정부와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중앙과 지방정부는 각기 고유영역을 갖고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민주 1·2차투표 표분석/「김심」 세몰이 일부 대의원 거부감/조 부총재쪽 104표 추가·기권많아/2차투표 후보들간 합종연횡 안돼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경선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예측했던 대로 2차결선투표까지 갔고 조순 전부총리가 조세형 부총재와 접전끝에 4백95표를 얻어 무난히 서울시장선거 본선에 진출했다.
8백32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1차투표에서 조순후보 3백20표, 조세형후보 2백4표, 홍사덕후보 1백72표, 이철후보 1백27표의 득표는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이다.
투표가 시작되기전 조순후보진영은 공개적으로는 4백30여표를 얻어 1차에서 끝내겠다고 장담했지만 내심 3백50표정도를 계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목표에서 30표정도가 이탈한 것은 본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 조전부총리후보측이 무리를 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결과에는 김심세몰이에 대한 대의원들의 거부감도 일부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2차투표에서 조부총재쪽으로 1백4표가 이동하고 기권표가 52표가 나왔다는 사실도 이같은 거부감을 입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기택총재측이 논란이 되고있는 경기지사후보갈등과 관련해 동교동측을 견제하기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았던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이는 앞으로 지자제선거국면에서 동교동계와 이총재진영간에 일정한 긴장이 유지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부총재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김심의 강력한 영향력속에 동교동계 이기택총재계의 주류연합및 비주류까지도 가세한 조전부총리와 맞서 2차 투표까지 가 3백여표를 얻었다는 것은 그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조부총재와 치열한 2위다툼을 했던 홍의원은 조전부총리 영입과 관련해 한동안 경선참여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늦게 뛰어든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덕성과 개혁이미지를 주요 무기로 내세웠던 이의원은 홍의원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한 것이 감표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차투표에서 후보들간 합종연횡이 관심사가 되기도 했지만 3·4위를 한 홍의원과 이의원이 뚜렷이 1·2위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들의 표가운데 상당수가 조전부총리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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