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내 TK(대구·경북)의원들은 요즘 국회나 당사에 거의 모습을 비치지 않는다. 당직을 가진 일부 의원들이 가끔 공식회의에 참석하지만 말이 없다. 일부의원들은 아예 거처를 지역구로 옮기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서울에 잠시 올라온다.
이 지역 의원들은 다른 지역의 의원들보다 고민이 많다. 새정부들어 반민자성향의 TK정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구가스폭발사고가 터져 이지역의원들은 너나 할것없이 「울상」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대구폭발사고가 난 곳이 지역구인 최재욱기조위원장이 최근 지역구사정을 이유로 당지도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또 3일의 당무회의에서 강재섭의원은 대구가스사고와 대구시장인선문제와 관련된 지역여론을 전하며 여권의 조급한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TK의원들의 갈등과 고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4대국회들어 대구에서 실시된 두차례의 보선에서 이미 드러난 TK정서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이들은 6월의 지방선거에서 이 지역의 민심이 표로 어떻게 나타날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러던 참에 최근의 가스폭발참사는 가뜩이나 어려운 TK정서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는 것이 대구 경북의원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한 중진의원은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대구는 말할 것도 없고 경북도 다음 총선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장후보 인선문제만해도 그렇다. 현재 15개 시도지사후보중 인선문제가 가닥을 잡지못한 곳은 대구뿐이다. 당지도부는 『현지의견을 존중하겠다』며 TK의원들에게 공을 넘기고 있지만 정작 대구출신의원들은 『위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오히려 떨떠름한 표정이다. 현지에 내려가 표밭관리만 전념하고있는 한의원은 『여당소속 TK의원이 오늘날처럼 고전한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며 『중앙에서는 현지민심을 어루만져야 하고 의원들은 주민들과 가슴을 맞대는 것외에는 묘책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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