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100여명 성난 항의/가스사 입회도 없이 천공강행/“언제까지 깜짝병 시달려야…”『언제까지 가스공포에 떨어야 하나. 무서워 못살겠다』
대구 가스폭발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서울 중구 신당동 지하철 공사장에서 가스관 파손사고가 발생하자 놀란 시민들은 대형참사 무방비현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특히 이날 사고가 대구참사처럼 지하철 공사장에서 마구잡이 천공작업을 하다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말뿐인 가스안전대책을 성토했다. 현장 주변 주민 1백여명은 공사장에 몰려들어 시공업체의 무책임을 비난했다.
주민 이현석(36·상업)씨는 『가게 근처에 있던 현장 인부가 갑자기 「피하라」고 외쳐 영문도 모른 채 뒷골목으로 도망가 1시간동안 숨어 있었다』며 『곳곳에 지뢰밭이 널려 있는 셈이니 마음 편히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현장에 인접한 한국카상사 직원 정홍렬(26)씨는 『가스냄새가 심하게 나 밖으로 나와보니 공사장 인부들이 담배를 피우지 말고 전기제품을 끄라고 외쳐 또 폭발사고가 난 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사고는 진로건설 인부들이 도시가스관 매설지점을 모르고 천공 T4중장비로 구멍뚫는 작업을 하던중 가스관을 건드려 일어났다.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는 가스관에 길이 1㎝정도의 균열이 나 있는 사실로 보아 천공기의 충격으로 노후한 가스관이 손상돼 누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사고가 나자 주변을 지나는 차량들의 승객과 주민등 5백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진로건설측은 가스누출 사실을 확인하고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천공작업기를 급히 치워 사고은폐 의혹을 사고 있다.
극동가스측은 누출지점의 가스관 5를 잘라내고 응급복구를 한뒤 하오 10시께 부근 2천8백여가구에 가스공급을 재개했다. 경찰은 1차 응급복구가 마무리된 하오 7시10분께부터 차량통행을 재개시켰으나 금호동에서 문화동방면으로 향하는 제일여객 소속 154번 버스를 우회시키는등 교통통제를 계속해 주변도로가 밤늦게까지 크게 혼잡했다.<장학만·현상엽·염영남 기자>장학만·현상엽·염영남>
◎시,입회요청여부조사
서울시는 이번 누출사고가 진로건설이 도시가스공급사 관계자 입회없이 굴착공사를 강행하다 발생한 점을 중시, 시공사가 극동가스측에 입회를 요청했는지를 확인한 뒤 시공사에 대한 제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