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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국기업/대우전자 심천공장(중국리포트: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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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국기업/대우전자 심천공장(중국리포트:2­3)

입력
1995.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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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수출 오디오 전량생산/작년 55만대 7,000만불규모 판매/“내년 생산량30% 중내수시장 공략”대우전자 중국 선천(심천)공장은 대우그룹의 수출용 오디오제품 전량을 생산하는 해외기지다.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돌아가, 가전제품의 꽃인 오디오 생산으로 중국진출의 전진기지를 구축하겠다』 정식회사명칭 「대우전자 홍콩유한공사 선천 바오링(보릉)가공창」의 정해운(41)대표는 대우전자의 중국진출 목표와 방향을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공장은 선천의 중심가에서 40여분 거리로 지난해 10월 개통, 중국 남부지역 최대도시 광저우(광주)와 「제2의 홍콩」 선천을 1시간 반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 광심고속도로변 경제특구지역내에 위치해 있다.

기숙사 바깥으로 여공들의 속옷까지 부끄럼없이 내걸린 전형적인 중국식 공장들의 틈새에 허름하지만 비교적 정갈한 모습으로 서 있는 6층건물. 이곳에서 대우전자가 세계 32개국 현지법인을 통해 수출하는 오디오제품 전량이 생산된다. 93년 7월 공장가동후 포터블 CD플레이어 2종과 가정용 미니컴포넌트 4종등 모두 6종의 오디오를 생산하기 시작, 지난해에만 55만대 7천40만달러어치 수출을 기록했다.

입사후 15년간을 오디오부문에서만 일해오다 중국어 한마디 못하면서 맨손으로 이곳에 와 공장을 세웠다는 정대표는 『종합가전제품메이커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던 대우그룹의 국내 오디오생산이 만년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이곳 생산 1년만에 흑자를 이룩했다』고 말했다.

국내생산 만년적자에서 중국생산과 동시에 흑자반전―그 비결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직까지는 값싼 중국의 노동력이다. 하지만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믿고 달려왔다가 두 손을 들고 돌아간 것이 이 「중국노동력 저임금 신화」이기도 하다. 사실은 대우 역시 그 쓰라린 경험을 전에 이미 겪었었다. 첫 중국투자로 푸젠(복건)성 푸저우(복주)시에 세웠던 냉장고 공장이 노사분규 여파등으로 2년여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 실패의 경험을 안고 다시 착수한 것이 이 선천 오디오공장이다.

회사의 상징인 분홍색 상의 작업복을 입고 공장건물 3∼6층 5개의 생산라인에 줄지어 앉아 있는 9백80여명의 중국여공들. 하루 2천대의 정밀한 오디오제품이 자동화 설비는 단 하나도 없이 이들의 손끝만을 통한 63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70년대 이전에나 한국공장에서 볼 수 있었던 이같은 1백% 수작업을 통해 대우전자는 만년적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

장시(강서)성등 중국 각지 13개성 출신인 이들 여공들의 평균연령은 18.6세. 평균임금은 한화로 7만원에 못미치는 6백50∼7백위안(원)이다. 『부품비용, 인건비 등 싼 제조원가가 국내대비 30% 이윤마진 상승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 정대표의 설명이다. 모든 제품의 핵심인 주회로기판을 보자. 9백50개에 달하는 소형 트랜지스터·연결선등 부품의 삽입과 연결은 물론 납땜에 이은 송진분사, 최종검사까지 전 공정이 15∼20명씩 한조로 구성된 여공들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회사는 앞으로 2∼3년내에 생산공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수작업 방식이 자동화설비를 설치하는데 비해 싸게 먹히는 것은 그때가 한계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임금이 13% 인상될 전망이다. 중국의 인건비는 해마다 27∼30%까지 오르고 있다. 선천의 물가인상률은 20% 이상이다』라고 한국주재원 5명과 함께 여공들을 독려하고 있던 정대표는 말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의 50%는 대우상표로, 나머지는 일본 NEC 아카이, 미국 톰슨, 유럽 코스멧, 브라질 쿠거등 각국의 유명 브랜드를 달고 세계로 팔려 나간다.

대우전자 선천공장은 단순한 저임금기반 생산에서 나아가 진정한 「한국형 공장」을 세워 미래 중국투자의 전초기지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중국투자의 갖가지 장애때문에 아직 법인은 홍콩에 두고 보세가공형식으로 1백% 수출만 하고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다. 이미 선천시내에 샘플제품을 뿌리고 있다. 『내년까지 총생산량의 30%는 중국내수시장에 팔아 그룹의 중국진출 발판을 만들겠다』는게 이 공장의 당면 목표다.<선천=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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