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버지상」 역대 수상자 「좋은 부모」주제 좌담회/자녀와 친구처럼… 자율통한 인간적성장 유도를/의무 다한 남편 권리·권위 인정해야 좋은 어머니「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운영위원장 나원형·36)은 93년부터 5월1일을 「아버지의 날」로 정하고 모범적인 가장을 선정, 「좋은 아버지상」을 수여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93·94년과 올해 이 상을 받은 강우현(42·그림동화작가) 김갑재(김갑재·43·자녀교육신문사이사) 정송(42·한국자녀교육상담소장)씨등이 모여서 「좋은 아버지, 좋은 어머니」라는 주제로 1일 서울 장충동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사무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편집자주>편집자주>
▲나원형위원장(사회)= 다소 추상적인 얘기지만 우선 「좋은 아버지상」을 받은 분들은 훌륭한 가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알고 싶군요.
▲강우현씨= 좋은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인 개념규정은 애초에 존재하지않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가풍 교육 경험등 여러 요소에 의해 개인마다 다른 「마음속의 큰바위 얼굴」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같은 개인적 관점들이 모두 나름대로 소중한 것이죠.
▲정송씨= 좋은 아버지는 「보통아버지」라는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말 자체가 좀 애매하기는 합니다만 법과 규범을 지키고 상식에 따라 행동하는 아버지라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김갑재씨= 개인적으로 「자녀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아버지」가 이상적인 가장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도 전혀 어색하지않을 정도가 돼야죠.
▲나위원장= 좋은 아버지를 개념 규정하는 것보다 실제 자녀와 생활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구체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자녀교육 과정에서 나름대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느껴지는 사례를 말씀해주시면 다른 아버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씨= 아현동 가스폭발사건이 터진 다음날 집 잃은 어린이들이 임시 수용돼있는 곳을 아이와 함께 방문해 학용품을 전달한 뒤 함께 놀았어요. 힘을 합해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돕다보니 둘 사이에 동지애가 생기더군요.
▲정씨= 아이가 도벽이 생긴 적이 있었어요. 호되게 야단을 치는 대신 『잘못을 인정하느냐』고 물어본 뒤 『그렇다』고 하길래 『아빠 엄마도 교육을 잘못시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함께 꿇어앉아 벌을 섰어요. 그다음부터는 도둑질은 절대 하지않습니다. 아이를 윽박지르지 않고 자기 스스로 나쁜일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강씨= 한번은 손님들 앞에서 버릇없이 굴길래 잘못을 시인케한 뒤 『몇대 맞을 거냐』고 물어 스스로 결정한 만큼 매를 때린 적이 있었어요. 무조건 야단치는 것보다 매우 효과적이더군요. 여기서 깨달은 바가 많아 그다음부터는 아이와 함께 생활의 기본원칙을 정해놓고 그것을 벗어나지않는 한 야단치거나 때리는등 간섭하는 일은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나위원장= 「좋은 아버지상」을 받은 분들은 대체로 자녀와 친구처럼 지내면서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칫 이같은 태도가 버릇없는 아이, 공부않는 아이를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강씨= 학원에도 안보내고 공부하라는 얘기도 안해 우리애는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시간이 적은데도 자기가 원해서 공부하다보니 능률이 높아 언제나 상위권을 유지합니다.
▲정씨= 큰아이는 학교성적이 보통수준인데 지난번에 수학올림피아드 학교대표로 선발되더군요. 아이를 자유스럽게 키워 사고력 창조력이 남보다 좋아졌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보다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죠.
▲강씨= 아버지는 골을 파주고 아이가 스스로 물이 돼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죠. 무간섭이라해서 골을 파주는 일까지 포기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인간답게 성장하도록 유도하되 모든 것이 자율의 힘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보이지 않는 손」이 돼야죠.
▲나위원장= 가정에서 어머니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요. 어떤 어머니가 좋은 아버지를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씨= 많은 아버지들은 바깥 일을 핑계로 집 안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않고 권위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가정문제의 근원입니다. 어머니들은 남편이 집안으로 돌아오도록 해야해요.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는 아버지가 되도록 해야해요. 모든 대소사를 반드시 남편이 주체적으로 꾸려가도록해야합니다. 이렇게 남편을 집 안으로 돌아오게 한 뒤에는 의무를 다한 남편의 권리와 권위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김씨= 남편을 집 안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내도 집 안에 존재해야합니다. 물론 서로 집안 일을 하는 방식은 과거같은 남편의 독재가 아니라 동등한 협력이라야 하고요.<정리=이랑호 기자>정리=이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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