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공사 살얼음판 걷는 기분/현장관계자들이 전하는 실태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가스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지하공사 관련부서의 유기적 협조 부재, 형식적인 점검, 시공사와 관계당국의 안전의식 결핍등 모든 사고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지역에서만 연간 8만여건의 각종 도로굴착공사가 진행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체계적인 가스안전시스템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대구참사」가 재발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한다.
1일 상오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1가 120의 1 성호식당앞 도로 하수도관 교체 공사장에서 2백㎜ 도시가스 원관과 가정에 연결되는 20㎜ 지관 이음부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도시가스(주)측은 상오 10시30분께 직원 3명을 투입, 노후된 10길이의 20㎜가스관을 폐쇄하고 50㎜관으로 교체했다. 이 사고발생 지점은 30일 하오6시께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다 지름 40㎜ 가스관을 파열시킨 사고가 일어난 양평동1가 129 주택가 골목길에서 불과 80 떨어진 곳이다.
이 공사장 현장소장 김기종(36)씨는 『도로굴착에 참고하기 위해 공사직전 관할 영등포구청에서 하수도면과 지하매설도면을 받았으나 워낙 부정확해 인근 주택가를 찾아다니며 도시가스관 인입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뒤 육안이나 냄새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낮 강동구 성내3동 둔촌주공아파트 앞 도로에서도 하수도관 교체 작업을 하면서 5백㎜ 도시가스관을 상수도관으로 착각해 철제빔을 박는 공사를 강행하다 대형참사를 빚을 뻔 했다. 현장소장 박현근(박현근)씨는 『도시가스회사와 수도사업본부등에서 제공한 도면이 지하매설물 현황과 너무 달라 굴착공사때마다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라며 『특히 6백대1로 축소된 가스관 도면은 실제 공사시 정확한 지점을 찾기가 불가능해 거의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박일근·양신강 기자>박일근·양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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