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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은 각자 알아서 하라?”/“눈가림 복구행정” 성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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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은 각자 알아서 하라?”/“눈가림 복구행정” 성난 대구

입력
199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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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집·건물… 임시거처 없어 일부 붕괴공포 대책없는 나날/“공사장 복공판만 덮으면 뭐하나” 분통【대구=특별취재반】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수습대책본부가 지하철공사장 복공판 덮기에만 급급, 집을 잃은 이재민 40여명이 붕괴우려가 있는 건물안에서 불안하게 살고 있다.

피해주민들은 사고 4일이 지나도록 주택가로 날아든 50여개의 복공판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이재민 돌보기를 외면하자 대구시의 눈가림식 복구와 무관심 무대책에 항의하고 있다.

특히 1일 상오부터 대구지역에 비가 내려 파손된 건물에 비가 새고, 균열과 침하현상이 심한 주택의 붕괴우려가 높아 주민들은 친척 친지집등으로 긴급 대피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당초 『이번 사고로 60여채의 건물이 반파됐으나 이재민은 없어 임시대피소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30일부터 시작된 업계의 현지조사 결과 복공판이 날아들거나 폭발위력으로 파손된 건물이 1백20여채를 넘고, 도로인근 30여개 점포와 주택은 완파돼 이재민이 40여명을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하철공사장 바로옆 이상문(48·상인동72)씨의 기와집은 복공판이 지붕에 떨어져 천장이 완전히 내려앉았다. 이 충격으로 가옥 전체에 금이 가고 통나무 기둥이 내려앉아 붕괴우려가 높은데도 이씨의 가족 4명은 갈 곳이 없어 4일째 전기와 수도가 끊긴 집에서 불안하게 지내고있다. 이씨는 1일부터 대구시내에 셋방을 구하러 나섰다.

대구백화점공사장 맞은편 상인동 1397 일대 20여채의 주택에도 복공판이 날아들어 옥상에 큰 구멍이 나고 콘크리트벽면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새 2층 방에 자취하던 학생과 회사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복공판 2개가 부엌과 방을 덮친 1397의 11 이기만(47)씨는 『인명피해를 당한 분들을 생각하면 목숨이 살아있는 것도 고맙지만 4일이 지나도록 복구는 커녕 복공판도 치워주지 않고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점포가 불탄 서점주인 최병길(50)씨는 『폭발충격으로 건물 전체가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는데도 시는 대책마련은 커녕 한번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당국을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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