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잃은 슬픔 “꿈인지 생시인지…”/「금요일 악몽」 교내 위령탑세웠으면『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로 제자 42명과 후배교사 1명을 잃은 영남중학교 이길우(63)교장은 『아직도 생시인지 꿈인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깊은 상심에 싸여있다.
59년 2월 경북대 사대 영문과 졸업과 동시에 영남중 영어교사로 부임해 37년동안 줄곧 영남중·고교에서만 외길 교직생활을 해온 이교장에겐 실로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충격이다.
이교장은 폭발사고가 난 28일 상오 7시50분께 학교에서 2 남짓 떨어진 달서구 송현동 자택을 출발하려다 창문이 흔들리는 엄청난 굉음을 들었다. 그러나 그 소리가 이런 날벼락일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금요일의 악몽」에 몸서리를 쳤다.
전국 각지에서 걸려오는 위로전화를 받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샌 이교장은 『교통사고나 익사사고등으로 단 한명의 학생을 잃어도 학교가 며칠동안 슬픔에 잠기는데 이런 경천동지의 액운을 당하니 교직생활 37년의 공든 탑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듯하다』고 힘없이 말했다.
숨진 학생들의 장례, 유족 보상문제등 필요하다면 당국과 학부모 유족들 사이에 마찰이 없도록 중재자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이교장은 또 희생당한 학생들과 교사의 원혼을 위로하고 이런 원시적인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상기시키기 위해 교내에 조그만 위령탑을 건립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자칫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거나 위축될까봐 걱정이라는 그는 『도대체 소를 몇마리 잃어야 외양간을 고칠 것인지 기성세대들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라고 여러번 강조했다.<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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