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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탈출 일 기술 끌어들이자(엔고 원고 양고시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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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탈출 일 기술 끌어들이자(엔고 원고 양고시대:하)

입력
1995.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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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기회인가, 시련인가/전략적 제휴로 상호약점보완 “더없는 호기”「주식회사 한국」과 「주식회사 일본」의 전략적 제휴는 엔고와 원고의 양고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한국과 슈퍼엔고의 대재앙을 극복하려는 일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돌파구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은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또 한국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려는 일본에 있어 최적 투자지역중의 하나다. 전대주 전경련전무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의 신한일경제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재계 정계 관계등 모든 방면에서 한일 양국이 대승적 차원의 경제협력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위 한일경제협력의 「그랜드 디자인」(큰틀짜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고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데 있어서는 좋든 싫든 일본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양고현상의 중심에는 일본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의 급격한 엔화절상(슈퍼엔고)은 일본경제에 있어 대재앙이다. 슈퍼엔고로 물묻은 가죽조끼에서 물기가 빠지면서 몸통(일본경제)를 죄는 형국이다. 살아남기 위해 생산기지를 동남아 중국등 해외로 이전하는 일본판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전략적 제휴는 일방적 종속관계가 아니다. 양자가 독립적인 수평관계속에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반도체 가전 공작기계등 주요 수출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설비와 핵심부품을 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며 자기나라에서 생산, 공급독점행태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기업들은 이제 슈퍼엔고로 자국생산이 어렵게 됐다. 한국으로서는 이같은 일본기업들을 합작투자 단독투자등의 형태로 유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일본산 핵심부품이나 일본에서 채산성이 떨어진 기술집약제품등을 한국에서 공동생산하자는 것이다. 이게 바로 전략적 제휴의 골격이다. 전략적 제휴가 본격화하면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한국의 대일무역역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첨단기술이 이전되면 한국의 기술수준도 한단계 높아질 수 있다. 한일간의 전략적 제휴의 형태는 ▲일본의 첨단산업 국내유치 ▲한일 합작에 의한 중국 동남아등 제3국 공동진출 ▲동남아등에 진출한 일본현지공장에 한국산 핵심부품제공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일간의 이같은 전략적 제휴의 싹이 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에 발표된 한국의 제일철강(사장 김진영)과 일본 고베제강소간의 한국내 합작사설립이다. 고베제강소는 조선용 고급용접재료인 연강을 한국(창원공단)에서 생산하기 위해 제일철강과 고베웰딩 오브 코리아사(KWK)를 세우기로 했다. 고베제강소는 일본에서 연강을 생산, 한국에 수출해 왔으나 슈퍼엔고로 채산성을 맞추기가 불가능해지자 한국에 생산시설과 기술을 이전키로 한 것이다.

모그룹의 기조실장은 『일본이 슈퍼엔고를 극복하는데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한국경제로서는 이번이 재도약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당국이 과거의 틀에 얽매어 구태의연한 엔고대책만 재탕 삼탕하면서 허송세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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