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 쓰레기 주머니(장명수 칼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 쓰레기 주머니(장명수 칼럼)

입력
1995.04.29 00:00
0 0

 쓰레기 종량제 실시이후 쓰레기에 대한 의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물건을 살때는 과대포장이 아닌지 살펴보게 되고,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꽃을 사거나 선물할 때 까지도 쓰레기 처리에 신경을 써서 절화보다는 화분에 심은 꽃을 선택하고, 꽃바구니를 꼭 만들어야 할때는 되도록 작게 만든다는 사람들도 있다. 쓰레기 인심도 몹시 사나워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유원지나 등산로중에는 쓰레기통을 아예 치워버리는 곳이 늘고 있다. 또 많은 학교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각자 자기 쓰레기를 가져가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용자들이 마구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공휴일의 운동장 개방을 중단한 학교도 있다.

 쓰레기 종량제 이후에 나타나는 이런 현상들은 당장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 각자 자기가 만든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훈련하지 않고는 공공장소와 산하를 깨끗이 보전하기 어렵다. 유원지나 등산로의 쓰레기통은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악취가 풍기고 파리떼가 들끓어 오히려 환경을 해치게 되는데, 차라리 쓰레기통을 없애는게 옳다. 쓰레기 처리가 쉬운 곳에 지정장소를 만들고, 그곳에서 공공봉투를 판매하거나, 각자 쓰레기를 집으로 들고가게 해야 한다.

 각자 쓰레기를 처리하는 훈련은 유치원에서부터 시행해야 한다. 어머니들은 쓰레기 주머니를 튼튼한 천으로 만들어 자녀에게 주고, 매일 쓰레기를 잘 담아왔는지 살펴보면서 선생님과 함께 환경보호 교육을 해야 한다. 국민학교 어린이들중에는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가다가 학교근처 골목길에 슬쩍 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주민들이 자주 항의한다는데, 실내화 주머니처럼 튼튼한 쓰레기 주머니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몇년 살다온 한 주부는 등산을 자주 하면서 얄미울 정도로 철저한 일본인들의 쓰레기 처리에 놀랐다고 말했다. 산에는 쓰레기통이 전혀 없고, 등산객들은 각자 자기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산 전체가 깨끗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제 본격적인 행락철이 오고 있는데, 유원지마다 쓰레기 처리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새 방법이 성공하려면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의 지정, 공공봉투 판매, 행락객 계몽등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