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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형재난 땜질대응 일관/정부 안전관리 구멍(대구가스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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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형재난 땜질대응 일관/정부 안전관리 구멍(대구가스폭발)

입력
199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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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벌어지면 “재발방지” 말만 요란/근본책 외면 시간지나면 그만/밀어붙이기 개발… 감리도 허술 또 대형 가스폭발사고가 터져 1백여명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아현동 가스기지 폭발사고와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형참사가 발생, 국민들은 『땅에 발을 붙이기도 겁난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는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요란하게 재발 방지를 다짐해 왔지만 원시적 대형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정부는 10여명의 공무원을 구속하고 서울시장을 경질하는 한편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참사 직후에는 돌발형 도시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체계적인 도시방재 체제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예방행정 구호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형사고는 꼬리를 물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다짐을 반신반의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전문가들은 대형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근본원인을 사고 요인을 정밀진단해 대책을 세우기보다 즐비한 위험요소를 땜질식으로 일시모면해온 정부의 안일한 자세 때문 이라고 분석한다. 문제점을 조목조목 점검해 개선하는 진지한 노력을 하지않아 「땜질식 처방―대형 사고」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의 원인은 매우 단순하다. 대형사고의 현장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결같이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에서 비롯된 부실시공, 허술한 감독체계, 입찰제도의 모순, 완공후 허술한 관리, 행정당국의 무신경등이 원인으로 요약된다.

 우리의 지하철 건설현장을 둘러본 외국의 기술진들은 거의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선진국은 한꺼번에 20㎞이상의 지하철을 건설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시에 공사를 벌이면 숙련도가 낮은 기술인력이 공사에 투입될 수 밖에 없어 부실공사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하철 건설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는 현재 건설중인 구간만도 서울 1백45를 비롯, 부산 39.1㎞, 대구 27.6㎞, 인천 24.6㎞에 이른다. 애당초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공사를 하는 셈이다.

 특히 시공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해야할 감리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행정당국도 눈가림식 감독으로 일관,부실시공을 조장하고 있다. 시공능력과 무관하게 가장 낮은 공사금액을 써낸 회사에 낙찰되는 공공공사 입찰제도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또 갈수록 지하공사가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 각종 지하매설물을 표기한 지도를 만드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특별취재반】◎외신, 긴급뉴스로 타전/“연속재난 최악의 사고/한국건설 명성 또위기”

 로이터 AP등 세계 4대 통신과 NHK등 주요 방송들은 28일 상오 대구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를 서울발 긴급뉴스로 신속히 보도하는 한편 사상자수 변동사항을 수시로 타전했다.

 주요 통신들은 이번 사고가 지난해 12월 발생한 아현동 가스폭발등 최근 연이어 터진 대형사고 중에서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최악의 사고라고 밝히고 관련 해설기사를 다루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가 「한국 재난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했다며 세계건설업계를 선도해온 한국 건설산업의 명성은 이제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특히 한국 정부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또다시 대형사고가 발생, 한국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또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강화하더라고 빠른 속도로 개발과 번영을 이룩한 현장 근로자들은 안전을 소홀히 해온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지못해 대형 사고 위험성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이번 사고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대구에서 발생, 사고자체의 충격과 함께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자치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외신=종합】

◇사망자 명단

 ◇보훈병원=김민철(영남중1년), 신동엽(16·영남중3년), 박만주, 박은호(17·달서공고2년), 김경인(40·현장작업), 안준현(31), 임인기(36), 이민형(14·영남중2년), 김지형, 김준형((14·영남중 2년), 김준희(14·영남중 2년), 김무성(46), 박동수(33), 이근호(15·영남중 3년), 이종수(38·영남중 교사), 이동훈(13·영남중1년), 박헌식, 김윤희(50·여), 곽상순(25), 권종규(32), 남유태, 김우성, 김지훈(영남중), 이민우(경북기계공고), 이상화(13·영남중1년), 박종선(14·영남중2년)

 ◇불교병원=김종철(달서경찰서 경사), 김병열(영남고), 배정호(14·영남중1년), 남우은(동국고2년), 최성호(학생), 안성준(영남중2년), 박정호(영남중), 안덕건(45·달서구 상인동), 허혁준(13·대건중1년), 권영찬(43), 장계성(18·달서공고3년), 박남식

 ◇경북대병원=김택구(46), 추병관(45), 김영순(28)

 ◇영남대병원=박창용(33·수서경찰서 경장), 유승민(15·영남중2년)

 ◇가톨릭병원= 박성곤(14), 이진일(달서고), 전진교(33),

 ◇가야기독병원=장재형(18·영남고3년), 정지환(18·영남고3년), 여상용(18·영남고3년), 최남중(40), 최남미(30·여), 유석술(18·영남고3년), 이영혁(중학생), 

 ◇대구의료원=김동우(13·대구남중1년), 이용선(50·지하철 안전원), 서상남(31), 오범수, 배귀남, 박영순(31·택시기사), 이승우(영남중3년), 이상원(영남중2년), 신승호(학생), 배형석(영남중3년), 신재경(영남중3년), 김승윤(영남중2년), 정성문, 이건석(38·달서구 상인동), 양병술(40), 김종철(37), 조희태, 허남권(영남중3년), 이재식(영남중2년), 손병광(영남중), 김광우, 배성호(39), 김창섭(지하철직원), 이상열(영남중), 신창윤(영남중), 손병덕(영남중), 조인형, 천귀일(40·우신종합건설 작업반장), 박영호

◇동산병원= 최병익(15), 한승완(15·영남중3년), 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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