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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사고… 오래전부터 “불안”/부실 지하철공사장(대구가스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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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사고… 오래전부터 “불안”/부실 지하철공사장(대구가스폭발)

입력
199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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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구조도 특수… 균열 쉽게 발생/작년 점검서 안전미비 60건적발/시민들 감독소홀 행정관청 원망 이번 대구 참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1월에는 남구 대명동 1―4공구에서 안전표지판 설치미비로 행인이 맨홀에 빠져 중상을 입는등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는데다 같은해 3월에는 대구지방노동청이 지하철 전공구에 대해 안전점검을 벌인결과 복공판등의 추락위험이 있는 곳과 안전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등 60건의 안전미비 사항을 적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대구시민들은 시당국이 공사현장 점검·감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지질의 특수성을 감안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걱정해왔다.

 이 때문에 대구시민들은 행정관청이 조금만 더 지하철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에 신경을 썼더라면 이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원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후 전국적으로 진행된 도시기반시설 안전점검당시 대구지하철 공사장에서는 구조물의 불안정등 큰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폭발사고의 원인이 된 공사장내 도시가스관등 지하지장물에 대한 점검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대구지하철 1호선은 96년 하반기 개통목표로 91년 12월 첫삽을 떴다.

 1호선은 시점역인 달서구 월배역에서 동구 안심까지 대구도심을 관통하며 대구 남서지역과 북동지역을 잇는 총연장 27.6㎞이다.

 월배―경북기계공고(2.4㎞), 경북기계공고―대구역(9㎞), 대구역―안심(16.2㎞)등 3개구간으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3월말 현재 평균 5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고가 난 상인동 1―2구간 공정은 74%로 땅파기등 토목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상태였다.

 대구는 지반이 모래 자갈 흙등이 퇴적한 충적층인데다 그밑 지층도 퇴적암반이 깊게 깔려 균열이 쉽게 발생, 지하철건설에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다.  그만큼 더 많은 주의와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구 지하철공사는 지하에서 굴을 파듯 진행하는 굴착식이 아닌 지표흙을 위에서 판 뒤 구조물을 설치하고 되메우는 식의 개착식공법으로 진행돼 왔다. 대구시는 91년 12월 착공이래 92년 2천2백27억원, 93년 2천8백억원을 지하철공사에 투입했으며 내년까지 총 1천4백50억원을 투입키로 돼있다.

 대구시등 당국과 시민들은 대구의 신흥주택가로 부상하고 있는 달서구 월배와 동구의 개발 잠재지역인 안심을 연결하는 지하철1호선이 내년 하반기 개통되면 이 구간의 통행시간이 종전 1시간40분에서 48분으로 단축되는등 지상교통과 도시발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시는 1호선에 이어 2020년까지 모두 6개노선 2개지선에 이르는 총연장 1백46에 달하는 지하철망을 갖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이같은 희망이 이뤄지는 것은 당분간 뒤로 미뤄지게 됐다.<이영섭 기자>

◎2종공급… 누출땐 가라앉아/안전도 높아 전국 단계 확대

 LNG(LIQUEFIED NATURAL GAS)는 액화천연가스, LPG(LIQUEFIED PETROLEUM GAS)는 액화석유가스를 말한다. 이번에 대구에서 폭발한 LPG는 부탄과 프로판가스등 2종이 있으며 부탄은 자동차용 연료로, 프로판은 가정용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LPG는 비중이 1.5로 공기(비중 1)보다 무거워 누출될 경우 아래로 가라앉고 LNG(비중 0.51)는 공기보다 가벼워 밀폐공간이 아닐 경우 공중으로 퍼지게 된다. 이때문에 LPG보다 LNG가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구에서도 LNG가 공급됐더라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NG는 현재 중부(대전)지역 이북에만 공급되고 있는데 정부는 2001년까지  LNG 배관망을 전국으로 확대, 가정용 연료로 쓰이고 있는 LPG를 모두 LNG로 대체할 계획이다. 대구의 경우는 오는 9월부터 기존의 LPG배관망을 통해 LNG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전경계 LNG·LPG 2원화/전국가스공급 체계·실태/지하가스관 노후관 많고 안전점검 안해

 전국의 가스공급체계는 가스종류별로 2원화해 있다. 서울 경기 충청권등에는 지하에서 뽑아올린 액화천연가스(LNG)가, 강원지역과 대전이남에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추출되는 액화석유가스(LPG)가 공급되고 있다.

 LNG는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경기 평택에 있는 인수기지에 저장한 뒤 인천―서울―대전을 중심축으로 설치된 가스관을 통해 2차 공급업자인 관리기업을 통해 각 수용가에 공급한다.

 LPG공급은 지역별로 지정된 민간가스공급업자가 정유회사로부터 LPG를 공급받아 용기에 넣어 가정에 보급하는 용기형과 도시가스배관망을 통해 공급하는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 LPG공급업체는 전국에 모두 20개(가동중 18개업체)로 이들은 현재 85만가구의 주택과 업소에 LPG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대구도시가스가 정유사로부터 LPG를 공급받아 업소와 가정에 공급하는 배관망에서 가스가 누출되면서 발생했다. 가스누출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일단은 가스관이 낡았거나, 부실한 안전점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스관의 내구연한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 점검을 통해 노후화한 것으로 판정되면 교체하고 있는 정도다. 서울과 경기 충청권등 LNG가스가 공급되고 있는 지역의 배관망은 87년 LNG가스공급을 시작하면서 기존관을 대부분 교체했지만 일부는 10년이상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PG의 경우 10년이상된 가스관이 묻혀 있는 지역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가스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은 6개월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실시하는 정기점검과 업체가 자체 안전관리규정에 의해 실시하는 수시검사가 있다. 그러나 모두 사업소 시설과 감압밸브 수용가만을 점검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번 사고와 같이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지하철공사등 각종 건설현장에 매설돼 있는 가스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안전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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