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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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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정가에서는 김심시비가 한창이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을 만들어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대중씨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전남지사와 경기지사 후보 인선에 김씨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데서 나온 말이다. ◆우리는 지금의 김심 시비를 지켜보면서 3년전의  노심파동을 떠올린다. 당시 노태우대통령이 다음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느냐는 수수께끼 파문이었다. 때와 곳에따라 김영삼 박태준 이종찬 이한동씨등으로 왔다 갔다 하는 인상을 주던 그때를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김심 시비와 노심 파동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식 기구와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막후에서 영향력으로 인사를 결정하려하기 때문이다. 대통령후보나 시장 도지사 후보를 결정하는 각당의 공식 기구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하고 실력자가 마음대로 하려 하기 때문이다. ◆당시 노대통령은 민자당 총재 였지만 지금 김대중씨의 법적 지위는 평 당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치활동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사람이다. 그런 김씨가 후보 결정에 적극 개입하다보니 시비가 안 일어날 수 없다.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나 그많은 부총재들도 모두 바지저고리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또 다른 김심 파동이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김영삼 대통령이 자신의 후계구도를 그리는 인선에 어느정도 공공연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냐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평소 「지도자는 스스로 크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또 다른 김심 파문은 걱정안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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