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원고와 경기대책(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원고와 경기대책(사설)

입력
1995.04.28 00:00
0 0

 정부는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경제를 안정기조로 끌고가기로 했다. 경기의 양극화현상으로 현행경기가 과열이냐의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으나 지난해 이후 경제가 연8% 이상의 고도성장을 드러내고 있어 경기과열론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경제정책의 목표는 호황의 연장이다. 이러자면 과열경기를 어느정도 냉각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그 대책으로 ▲총통화증가율 14∼15% ▲원화의 대(대)미국달러화환율절상 6∼7%(달러당 7백34∼7백42원) 예상 ▲재정부문에서 5조원절약 ▲가계대출등 소비성자금 억제 ▲여신관리대상 10대그룹의 시설투자자제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이번 안정대책에서 과거 통화량조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던 타성에서 벗어나 세계잉여금의 확대등 재정부문의 수단도 함께 동원키로 한 것은 한걸음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복지등 국민의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지만 재정의 흑자를 증대한다는 것은 경제의 건전운영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등 선진국들이 막대한 재정적자에 짓눌리고 있으면서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여 특정이익집단과 이해관계가 있는 재정지출에 손도 못대는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의 재정 신축성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큰 것이다.

 한편 원화절상을 6∼7%까지 상정한 것은 지나치게 대담한 것 같다. 업계로서는 큰 불안요인이다. 원화절상은 물론 양면성이 있다. 물가안정, 산업구조조정의 가속화, 경기진정등의 효과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수출채산성의 악화, 국제수지에의 악영향등이 나타나게 된다.

 워싱턴 G7회의의 달러대책마련 실패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극히 불투명, 현재로서는 엔고와 이에 영향받는 원고의 추이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재정경제원측은 물가안정과 산업구조조정측면에 비중을 둬 원화절상의 과감한 운영을 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의 기반이 일본처럼 확고하지 않은 우리나라 경제로서는 국제수지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경제는 원·부자재, 금리, 임금, 물류비등 생산요소비용이 높다. 엔고에 의해 일본과 경합되는 반도체·조선·자동차·철강·석유화학등의 분야에서 수출이 증대, 경기활성화의 주력이 된 것을 우리 국제경쟁력의 본질적 우위에 의한 것으로 착각해서는 커다란 시행착오가 따를 수 있는 것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80년대 하반기의 올림픽경기를 죽인 것도 원화절상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원화절상은 우리 경제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