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유흥으로 탕진 “옛말”/컴퓨터·영어 등 공부/제대후 사회적응 “열정” 신세대군인들의 휴가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으레 술과 유흥으로 병영생활의 스트레스를 씻어버리는데 쓰이던 휴가가 자기관리를 위한 금싸라기 같은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물론 군대생활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게 나아져 가능해진 현상이기도 하다. 힘든 군생활경험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일부 기성세대들은 못마땅해 하기도 하지만 신세대들은 『제대후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라고 야무지게 이유를 댄다.
최근 강원 양구의 최전방부대에서 제대하고 곧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장성혁(23)군은 고참이 된 이후의 휴가를 거의 영어, 컴퓨터공부와 유학수속으로 분주하게 보냈다. 『마지막 휴가때도 강남 J컴퓨터학원에 다녔다』는 장씨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군생활 내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고 말했다.
지난달 강원 인제에서 군생활을 마친 신영균(24)군도 군복무기간에 컴퓨터를 배워 상당한 「경지」에 오른 케이스다. 신군은 황금같은 휴가기간을 컴퓨터에 바친 이유를 『복학후 수강신청부터 후배의 신세를 져야 하는 「복학생 컴맹」의 비참함을 맛보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알찬 배움의 시간으로 휴가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부대내에서도 비번때 외국어공부등을 하는 병사가 많아 부대차원에서 권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여유가 많은 방위병들은 훨씬 다양한 사회적응훈련을 쌓는다. 서울 모부대에서 방위근무를 한 김철림(25·한국외대 컴퓨터공학과)군은 퇴근후 일주일에 3번씩 학원에 나가 영어회화를 배웠고 전공을 살려 틈틈이 H출판사의 회원관리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 짭짤한 수입도 올렸다. 김군은 『부대 동료들 중 절반 이상이 학원에 다녔다』며 자신이 특이한 경우가 아님을 강조했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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