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권 장악 총체적전략 마련을 베를린 경수로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측이 제기한 고위급회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지난해 제네바합의에서 그려진 북한핵문제 해결구도가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26일 한국일보와의 그룹인터뷰에서 동북아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제시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우 서강대 사회과학대학장=북한은 처음부터 경수로에대해 큰 매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본다. 결국 북미간에는 또다른 정치협상이 불가피 하다.
북한은 과거에도 회담의 틀을 막바지에 깨 버리는 협상행태를 되풀이 해왔다. 이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제네바합의의 틀이 장기간 유지될 지는 의문이다. 미국과 북한간의 정치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새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경수로를 포기하고 제네바합의의 틀을 벗어나면서 5㎿ 원자로를 영구동결 시키는 대신 대미관계 정상화를 노리는 시나리오등도 가상해 볼수있다. 대미관계가 정상화되면 평화협정체결, 경제원조, 고립탈피등을 일거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우리측도 제네바합의의 틀에 연연해하지 않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룡출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북한경수로문제는 앞으로 ▲남북한과 미국 3자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루어내는 경우 ▲유엔등을 통한 대북제재 ▲북한은 핵개발동결을 유지하고 미국은 비핵연료 공급을 계속하면서 전혀 새로운 합의가 나오는 경우등 세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할 수 있다.
제네바합의는 북한핵문제를 당사자끼리 해결한다는 원칙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당분간 합의이행을 보장하는데 전력을 다 해야겠지만 우리측으로서는 주도권을 다시 잡기 위한 총체적인 전략을 새로 마련 해야한다.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북한의 협상카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북미관계, 북일관계 개선을 경수로 협상에 연계시키거나 평화체제 전환과 관련한 적극적인 새제안을 제기해야할 시점이다.
△김용호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앞으로 당분간은 북한과 미국 모두 제네바 합의의 기본틀을 깨기가 힘들것 이다. 북한과 미국은 단기적으로는 공급의 범위(SCOPE OF SUPPLY) 다시 말해 경수로와, 송배전시설 시뮬레이터등 부대시설, 연락사무소의 설치시기등에대해 협상을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의회에대해 북한과의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재정부담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으므로 이미 합의한 틀을 벗어나 양보하기 힘들다. 북한도 김정일집권초기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합의를 파기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단 경수로 공급협정체결 시한이 지나고 평양축전등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 북한내부의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게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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