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고품 정보은행(장명수칼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고품 정보은행(장명수칼럼)

입력
1995.04.26 00:00
0 0

 서울 성동종합사회복지관(전화 299―0704)이 양재교실 실습용으로 쓰기 위해 중고 재봉틀 기증자를 찾는다는 생활단신이 며칠전 한국일보에 실렸는데, 그 기사를 읽은 한 주부가 전화로 이런 제안을 했다.『관공서든 사회단체든 중고 생활용품 복덕방 역할을 해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구·책·옷·장난감·가전제품·침구등 아직 깨끗하고 쓸만한 물건을 버리려는 사람들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지어주는 믿을 만한 기구가 있어야 해요. 지역신문에 물물교환등을 다루는 코너가 있지만, 정보도 부족하고, 신뢰가 안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는 자녀들이 분가한후 부부만 남게되자 집을 줄여 이사하면서 살림살이를 정리했는데, 침구·옷장·장식품등을 처분하느라고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깨끗하게 손질한 이부자리들은 수소문끝에 지방의 큰 절에 보냈더니 신도들이 절에 묵을 때 잘 쓰고 있으며, 옷장들은 친척집의 아이들방에 한개씩 나눠 주었고, 찬장과 그릇은 아파트 단지의 경로당에 기증했다고 한다.

 그는 꼭 필요한 곳에 물건들을 나눠주고나니 매우 기뻤다면서 이런 정보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부자리를 좀 나은 것으로 바꿨으면 하는 복지시설, 책상과 책장이 필요한 독서실, 책과 장난감을 기다리는 벽지의 어린이 집, 쓸만한 옷장을 공짜로 얻고 싶은 알뜰주부등의 신청을 받아뒀다가 물건을 버리려는 사람들과 연결지어 준다면 그야말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 일은 성격상 공공기관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몇몇 여성단체들이 중고품 판매와 교환을 주선해 왔지만, 기증자와 필요한 사람을 광범위하게 연결짓는 정보부족과 기증품을 일부라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난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는 컴퓨터로 전국의 정보를 관리하여 물건을 버리려는 사람이나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정보를 뽑아볼 수 있게 하고, 중고품 복덕방 전화도 쉽게 외울 수 있게 통일하면 좋을 것이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싫증이 나서 살림살이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한편에는 그런 물건들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서로 맺어주는 복덕방은 자원절약, 환경보호등에 기여하는 매우 중요한 공공업무다.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중고품 정보은행을 시작해 볼만하다. <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