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도 갈수록 다양… 생활패턴 큰 변화/적은자본 “내사업” 가능 퇴직자·주부 관심 체인점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햄버거 피자등 패스트푸드점이 고작이었던 프랜차이즈(체인)산업이 최근 2∼3년 사이 패밀리 레스토랑 편의점 커피숍은 물론 중국음식점 전통음식점 미용실 빨래방 사진현상소 약국 학원 극장등에까지 침투했다. 최근에는 찜질방 사무편의점 향수점 녹즙점 다이어트전문체인등 이색프랜차이즈가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체인점은 또 비교적 적은 자본과 노력으로 「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퇴직자들과 「탈 샐러리맨」을 꿈꾸는 직장인, 여가가 있는 주부들로부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현재 전국의 체인점본부는 약 6백개. 체인점을 새로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체인점의 업종과 체인점본부의 소재지, 가입조건등의 정보를 수록한 전문지가 발간되고 있으며 영업성이 뛰어난 일부 체인점포는 벌써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최근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종전의 먹고 마시는 형태에서 여가를 즐기고 건강을 돌보는 서비스분야로 영역을 넓혀 가면서 개개인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아침이면 녹즙체인점에서 배달해주는 신선한 야채즙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집안대청소는 청소대행 체인점에 맡긴다. 빨래와 다림질은 세탁체인점을 이용하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면 그림을 3개월마다 바꿔가며 빌려주는 체인점을 활용하면 된다. 굳이 수산시장에 갈 필요없이 생선회 전문체인점에 전화만 걸면 싱싱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고 김치 젓갈류등 밑반찬은 반찬체인점에서 해결한다.
이렇듯 개개인의 일상생활은 프랜차이즈의 고리에 연결돼 있다. 최근에는 주택가마다 신종체인점인 찜질방이 들어서 주부들의 휴식및 모임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찜질체인점에서는 원적외선 방출량이 많은 핀란드 천연석을 소재로 한 온돌침대를 활용, 과로 허리디스크 신경통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혈액순환을 돕고 있다. 또 값비싼 세계 유명브랜드 향수를 원하는 양만큼 나눠 판매하는 아이디어 체인점도 생겼다. 올초 명동 이대앞등에 나타난 이 체인점에서는 유명향수가 보통 한병(30㎖)에 4만∼6만원이나 해 신혼주부나 여대생등 사회초년생들이 구입할 엄두조차 못내는 점에 착안, 부담없이 살 수 있도록 최소 5㎖에서 10㎖ 15㎖등 다양한 크기의 용기에 담아서 싸게 팔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체들도 대대적인 체인망구축에 나섰고 어린이 영어학원체인점들도 조기영어교육 열기에 힘입어 성업중이다. 비디오방이 체인화하고 있고 바쁜 비즈니스맨들이 수시로 들러 사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팩스 컴퓨터등을 갖춘 사무편의점도 점포를 늘려 가고 있다.
미국과 일본계 외식체인들은 가정의 음식문화를 바꿔놓은데 이어 전통음식점에까지 프랜차이즈바람을 몰고왔다. 비빔밥, 콩나물국밥, 곰탕, 빈대떡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식체인점이 성업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순수 한식브랜드들은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추는 동시에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
체인점들이 이처럼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것은 전국 각지의 가맹점들이 공통된 매장을 갖추고 공통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체인 가맹점들은 체인본부로부터 마케팅전략등 각종 영업노하우를 제공받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등 많은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프랜차이즈 영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체인점 시대/생과일주스 전문점 박영씨/과일모양 인형 인테리어 셀프서비스 운영 월수입 250만∼300만원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떤 사업을 시작해야 좋을지」 「얼마만큼 돈을 들여야 할지」 좀처럼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난생 처음 자기 사업을 하게 되는 주부들에게는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만만치않다.
박영(30·여)씨도 같은 고민을 했다. 박씨는 위험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으면서도 아이디어가 참신해 전망이 밝은 사업을 고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생과일주스전문점이라는 체인점. 무턱대고 혼자 사업을 하느라 고생하는 것보다 체인점본사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벌이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생과일주스전문점은 과일을 깎아 믹서기로 갈기만 하면 되는데다 셀프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어 품이 많이 들지 않고 따로 종업원을 둘 필요도 없어 「주부사업가」에 안성맞춤이다. 박씨는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생과일을 즉석에서 주스로 만들어 파는 사업의 전망이 좋을 것으로 자신했다.
박씨가 지난해 6월 문을 열 때 들인 돈은 3천6백여만원. 체인점가맹비가 4백만원, 실내장식을 위해 체인점 본사에 준 돈이 1천8백20만원(평당 1백40만원), 월세 50만원인 점포의 보증금으로 1천만원, 냉장고 에어컨 믹서기등 각종 부대장비 구입비가 4백만원정도가 들었다. 박씨의 현재 순수입은 월평균 2백50만∼3백만원. 가게를 꾸린지 1년도 채 안돼 투자비가 거의 회수됐다. 박씨는 『철저하게 고객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사업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건국대입구 근처에 있는 박씨의 가게는 전체가 13평. 6개의 테이블이 오밀조밀하게 놓여있고 각종 과일모형의 인형들이 매달려있는 가게분위기는 「과일나라」라는 가게이름처럼 산뜻하고 친근감이 있다. 주로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등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실내장식을 꾸몄다. 신세대에 맞는 음악만 골라 틀어준다. 트럼프에 체인점 로고를 찍어 젊은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나눠주고 있는 것은 박씨의 아이디어다. 박씨는 좀 더 큰 가게를 갖는 것이 꿈이다.<글 김병주 사진 이종철 기자>글 김병주 사진 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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