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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엔 부동산투기 열풍/가격폭등속 신흥부자들은 3∼4채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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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엔 부동산투기 열풍/가격폭등속 신흥부자들은 3∼4채 소유

입력
1995.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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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증·개축… 전문회사도 “우후죽순” 모스크바에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모스크바에서 발행되는 광고전문잡지들을 보면 온통 아파트나 건물을 판매 또는 임대한다는 내용으로 뒤덮여 있다. 시내 곳곳에서도 건물을 개·증축하거나 아파트 전체를 수리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까닭은 사유화정책에 따라 개인소유 아파트와 건물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수요보다는 공급이 달려 부동산값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크렘린궁을 중심으로 반경 20이내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방3개짜리(20∼25평)가 시가로 미화 10만∼15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정도 아파트를 임대할 경우는 한달에 2천∼3천달러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아파트나 오피스빌딩의 매매와 임차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나고 있다. 이 부동산 회사들은 교통이 편리하고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를 골라 매입한 뒤 서구식으로 수리를 해 되팔거나 외국인들에게 임대해주고 있다.

 모스크바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20∼30년전에 건설돼 낡은데다가 주차장이 없고 안전시설도 갖춰지지 않았으며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등 주거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때문에 부동산회사나 개인이 수리를 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들고, 결국 이 비용이 아파트값에 전가되고 있다.

 오피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가 또는 시가 보유한 건물을 민간인에게 불하하거나 자체적으로 오피스로 개조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임대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현재 서구식으로 개축작업을 하고 있는 빌딩이 1백30여개에 달하며 그 총면적은 약 40만㎡에 이르고 있다. 일부 빌딩의 경우 외국인들은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다는 법규정때문에 외국부동산회사가 5∼50년 기한으로 임대를 한 뒤 이를 수리해 재임대 해주고 있다.

 과거에는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공급해줬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소유개념이 없었으나 최근들어 높은 이익이 생기는데다 환금성도 좋아 모스크바시민들은 너도나도 아파트나 건물등을 구입하려 하고 있다.

 일부 신흥부자들은 3∼4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으며 교외에 다차(별장)라는 별도의 주거공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시중심지에 소유한 집을 팔고 그 돈으로 다시 다른 아파트를 구입해 되파는등 투자를 하고 있다.

 부동산투기 때문에 부작용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범죄조직인 마피아들은 무연고 연금생활자의 아파트를 노리고 이들을 살해한 뒤 마치 아파트를 매매한 것처럼 꾸며 「장사」를 하고 있다. 또 무주택자들은 부동산값이 워낙 올라 아예 자기집을 장만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 부동산투기붐은 앞으로 최소 3∼4년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모스크바시당국은 시유지등에 대규모아파트를 건설하고 중심지를 재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제대로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도 일반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힘든 대신 투기꾼들만 톡톡히 재미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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