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지 시드니(박흥진의 명감독열전:30)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조지 시드니(박흥진의 명감독열전:30)

입력
1995.04.24 00:00
0 0

◎화사한 영상미 모험시대극의 대가/「스카라무슈」「삼총사」등 칼싸움영화 “백미”/모험 사랑 담긴 화려한 뮤지컬도 다수제작 흔히 「펜싱영화」라 불리는 칼싸움 영화중 백미로 알려진 「스카라무슈」(SCARAMOUCHE·52년·MGM작)는 마지막의 결투장면 하나만으로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다.

 철천지원수인 스튜어트 그레인저와 멜 페러간에 6분30초간 진행되는 이 칼싸움을 보노라면 휙휙 소리를 내며 눈 앞에서 춤을 추는 날카로운 칼의 위협감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또 다른 걸작 칼싸움 영화 「삼총사」와 함께 조지 시드니(GEORGE SIDNEY·78)의 대표적인 모험시대극으로 꼽히는 영화이다. 속도는 쏜살같고 영상미는 사치스럽기 짝이 없다. 생동하는 색깔과 휘황찬란한 장식미로 화면을 가꾸던 시드니감독의 특징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 대혁명기 귀족의 서자로 태어난 모험심 강한 미남 앙드레(스튜어트 그레인저)가 주인공. 그를 둘러싸고 귀족집안의 딸(재닛 리)과 유랑극단의 여배우(엘리너 파커)의 사랑이 꽃피고 프랑스의 최고검객인 사악한 귀족 노엘(멜 페러)과의 죽음을 불사한 칼싸움이 스크린에 칼자국을 남긴다. 스카라무슈는 앙드레가 노엘을 피해 유랑극단에 숨어들면서 역을 맡은 가면 쓴 어릿광대의 이름.

 관객들로 꽉찬 파리의 극장 안에서 벌어지는 스카라무슈와 노엘의 칼싸움은 전 벨기에 펜싱 챔피언 장 에르만이 안무를 맡았다. 두 검객은 극장의 박스석과 발코니를 넘나들며 찌르고 피하며 극장공간을 줄을 타고 비행하는가 하면 대계단을 타고 내려가 휴게실로 옮겨 다시 찌르고 피하고 달려들다가 마지막으로 무대에 뛰어올라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스카라무슈」는 선남선녀들의 모험과 애정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만드는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화이다.

  원작은 라파엘 사바티니의 소설로 그는 역시 영화로 만들어진 「시 호크」와 「블러드 선장」(모두 에롤 플린주연), 타이론 파워가 주연한 「흑도」같은 신나는 칼싸움 소설을 많이 썼다.

 배우 부모 밑에서 태어나 아역배우로 스크린과 인연을 맺은 시드니는 화려한 뮤지컬을 많이 만들었다. 나이트클럽, 무대 뒤 분장실 그리고 연극같은 쇼비즈니스세계의 얘기를 다양한 포맷에 담아 잘 그렸다.

 10대에 뮤지컬의 산실인 MGM에 배달사원으로 입사해 음향담당, 편집보조, 조감독을 거쳐 약관 20세에 스크린테스트 감독이 됐다. 시리즈 단편들을 감독하면서 이 부문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43년 기운차고 멜로디 흥겨운 첫 뮤지컬 「천번의 환호」를 감독하면서 실력발휘를 한다.

 15년간 MGM에서 일하면서 뮤지컬을 만들던 때가 그의 전성기. 「닻을 올려라」 「하비 걸스」 「애니여 총을 잡아라」 「쇼보트」 「키스 미 케이트」등이 대표작이다. 50년대 후반부터 독립제작자와 감독으로 활약하며 본격적인 드라마를 시도했으나 서툴렀다.

 시드니감독은 래나 터너(삼총사), 에스터 윌리엄스(수영하는 미녀), 킴 노백(에디 듀친이야기), 앤 마거릿(비바 라스베이거스)같은 육체파 여배우들로부터 여분의 역동적인 풍만함을 끄집어 내는데 능숙했다.

 춤 잘추고 노래도 부르는 왕년의 뮤지컬 명배우 진 켈리와 콤비로 여러 편의 즐거운 영화(삼총사, 닻을 올려라)를 만든 시드니감독은 깊이는 모자랐지만 화사한 장면구성에 뛰어난 오락적인 감독이었다.<미주본사 편집국장 대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