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열기 위한 회의」란 말이 한때 중국사회에 유행했다. 80년대 중반 개방·개혁바람과 함께 각 기관마다 회의가 부쩍 잦아지면서 였다. 그러나 이 표현속엔 때로 불필요하며 시간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불만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같은 여론이 계속되자 국무원은 89년초 이례적인 특별공문을 전국에 시달했다. 「앞으로는 공지위주의 회의를 탈피할것, 참석자와 진행시간을 줄일것, 사전에 주제를 알려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토록할 것」등의 지침이었다. 당시 중앙TV는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회의참석자가 졸고 있거나, 옆사람과 잡담하는 모습등을 보이면서 질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전 그곳 언론들이 아직도 불필요한 회의·연회로 한해에 1백20억달러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보면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는 모양이다. ◆우리의 일부대기업들이 회의줄이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인천제철이 「1분전 전원참석, 30분내 끝내기」 「목요일은 회의없는 날」 「부서내 회의는 출근직후」등을 실천키로 했고, 삼성물산도 이미 모래시계를 두고 모래가 다 떨어지기 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인천제철이 자사의 회의실태를 분석한 결과 회의종류만도 2백4가지에 1회소요시간이 평균67분, 연간소요경비는 14억8천만원으로 총근무시간의 9·1% 총인건비의 7·4%에 해당함을 밝혀냈다고 한다. ◆우리 관공서 기업체의회의도 비능률적이고 시간과 예산만을 낭비하는 경우가 없지않다. 전화 팩스 공문 또는 방송으로 대신할 공지사항까지도 굳이 회의를 소집한다. 이때문에 민원인들이 입은 피해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도 「회의를 열기 위한 회의」는 없는지 한번쯤 살펴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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