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봉사단」 8차례 공연/“우아하고 그윽한 향기” 격찬속 소규모불구 전회만원 기록 한국 전통예술이 미국 순회공연에서 기대 이상의 반향을 일으켜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국립국악원의 「해외문화봉사단」은 지난 3월23일부터 4월6일까지 뉴욕과 보스턴, 뉴햄프셔등 동북부지역에서 가진 8차례의 공연을 통해 한국 전통예술의 우아하고 그윽한 향기를 미국인들에게 선보여 격찬을 받았다.
정악(궁중음악)·정재(대궐잔치의 춤과 노래) 연주자등 11명으로 구성된 「해외문화봉사단」이 록펠러대학등 주요 대학과 보스턴미술관 소극장에서 개최한 공연은 매번 만원사례를 이뤘고 3번 이상의 앙코르박수를 받았다.
대부분 미국인들인 관객들은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중상류층이었고 진지한 자세로 낯설면서도 신비한 한국의 문화예술에 매혹됐다.
현지 언론들도 정악, 종묘제례악, 대취타, 수제천, 춘앵전, 대금독주, 가곡등 한국의 정서와 자연이 어우러진 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의 선율이 준 감동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데이비드 맥캔 코넬대학 교수는 『우주만물과 조화를 추구하는 한국의 전통예술은 속세를 벗어난듯 하면서도 섬세하고 중후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존 젤라쉬 록펠러대학 교수는 『특히 대금독주는 서구 산업문명의 때를 벗겨 주는 청량제와 같았다』고 평했다. 한 재즈 연주자는 『느리고 박자도 없는 듯한 한국음악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추구할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성공에는 치밀한 사전준비도 큰 도움이 됐다. 60년대이후 본격화한 전통예술의 해외진출은 그동안 사물놀이등 주로 민속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연이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은 순수하게 우리 전통예술을 소개한다는 계획을 세워 소규모 정악·정재 연주단을 파견, 알찬 성과를 거뒀다. 관객들이 대부분 미국인이었다는 점도 과거와는 다른 특징이다.
미국인 공연기획자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문화예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연주전 전통예술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강의를 곁들인 배려도 호응을 얻었다.
국악계는 이번공연이 외국에 우리 전통예술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체계적인 기획과 적극적인 홍보가 뒷받침될 경우 우리 전통예술도 세계무대에서 고부가 가치 문화상품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해외문화봉사단을 이끌었던 정재국(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대취타 기능보유자)씨는 『국내에서도 홀대받는 정악공연이 과연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성공했고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전통예술을 소개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말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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