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즐기듯 폭우속 웃으며 총기란사”/25만 수용… 탈출 10만명도 아사위기 ○…르완다 키베호 난민촌의 대학살극은 아직도 완전히 걷어지지 않은 르완다 내전의 그늘을 보여준다. 3개월간에 걸쳐 수십만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해 르완다내전은 전체인구의 10%에 불과한 소수종족인 투치족이 다수종족인 후투족 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투치족 정부는 내전 과정에서 희생된 동족들을 위해 후투족 전범들에 대한 보복을 다짐한 바있어 후투족 난민들은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르완다와 이웃 브룬디, 탄자니아, 자이르 등의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 르완다의 새 정부가 전정권에 협력하지않는 무고한 난민들에게 안전을 보장하며 귀환을 촉구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오히려 후투족 민병대 잔당들이 난민들 틈에 숨어살며 재기를 노리는 징후들이 나타나자 난민촌 폐쇄작업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대학살극이 벌어진 것이다.
○…금세기 최악의 참상을 빚은 지난해 내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키베호 난민촌 대학살극은 22일 저녁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1시간이상 계속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현지 유엔군은 르완다 정부군인 르완다 애국군(RPA)이 이날 키베호 난민촌 폐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후투족 난민들과 충돌, 13명의 사망자가 났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사망자가 수백∼수천명이라고 전했으며 유엔군은 23일 현장 조사에서 4천구 이상의 시체를 확인했다.
유엔군이 확인한 이 숫자는 키베호 난민촌의 절반밖에 조사 안된 상태에서 집계된 것이라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광란의 유혈학살극이 자행된 키베호 난민촌은 삽시간에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변했다. 후투족 난민들의 울부짖는 비명이 르완다정부군의 기총소사와함께 어우러져 귀를 찢었고 난민촌 주변은 겹겹이 쌓인 시체의 선혈로 땅이 붉게 물들었다.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버려진 갓난아기들과 어머니들의 시체사이로 살아있는 다른 아기들이 기어다니며 울고 있었다.
학살현장을 취재하던 로이터통신 기자는 『르완다정부군은 마치 살인을 즐기듯 웃으면서 발포했다. 도저히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들에게 학살은 곧 유쾌한 오락이었다』라고 몸서리쳤다.
그는 『군인 한명이 착검한 총으로 여인을 마구찔렀다. 그는 그래도 만족하지못한듯 머리를 끌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말로할 수 없는 참혹함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유엔측 인명구조 요원들은 후투족 부상자들의 치료를 위해 이날 난민촌안으로 진입하려했으나 현재 접근통로마다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바람에 이를 포기해야했다고 말했다.
현지 유엔군은 대학살에 따른 무정부상태와 혼란때문에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지역에서는 임시막사를 설치,부상자 치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난민촌내 후투족 난민 대부분은 투치족 정부군의 피의 보복이 두려워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난민촌에 머물러 있었다. 난민들은 이날 중무장한 정부군을 대하자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치기 시작했으며 곧이어 정부군의 발포가 시작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키베호 지역 난민촌에는 25만명이 수용돼 있는데 이날 충돌로 겁에 질린 난민 10만여명이 주변 언덕들로 도망쳤다고 유엔관리들은 전했다. 이 관리들은 난민들이 도망친 곳들이 물과 식량이 없고 위생 상태가 아주 나빠서 수일내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했다. 학살극이 벌어진 뒤 20일부터 르완다 남서부 도로들은 학살을 피해 탈출하는 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키갈리 외신="종합">키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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