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40대」 행사끝까지 열성/관광나선 외국인들도 즉석 동참서울/“금정산 살리기운동 활성화” 다짐부산/시 첫 대규모 환경행사 시종열기인천 가슴과 손으로 내 고장의 산을 껴안은 뜻깊은 하루였다. 시민들은 가슴을 활짝 열어 자연사랑을 다짐하면서 굳게 맞잡은 손으로 산을 보살피고 가꿔나갈 것을 서로 약속했다. 23일 전국 6대도시에서 열린 「우리산 껴안기대회」는 대성황이었다.
▷서울◁
○…화창하고 청명한 남산의 산책로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유치원 초·중·고교생 1만여명이 교복에 자연환경 마크가 새겨진 모자, 어깨띠를 착용하고 참여, 「젊고 푸른 남산을 만들자」는 남산껴안기 열기를 더해 주었다. 남산에 처음 왔다는 박보향(13·광명국6)양은 『이곳이 휴지와 나쁜 공기로 더럽혀진다면 참을 수 없을 것같다』고 말했다.
○…76년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당시 왼쪽 다리를 다쳤던 환경련 강동지구 회원 주일화(45·서울 강남구 일원동)씨는 휠체어를 타고 참가했다. 주씨는 상오 10시부터 대회본부에 나와 행사준비를 돕고 행사가 끝날 무렵에는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열성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환경련 대회진행요원 1백50여명과 최용호 남산관리사무소장등 전직원 95명이 나와 진행안내와 교통정리에 힘을 쏟았다. 서울시약사회(회장 한석원) 회원 40여명은 남산식물원앞과 국립극장앞 광장에 임시투약대를 설치하고 대회를 도왔다. 서울시내 5개 경찰서소속 1백50여명의 전·의경도 중부경찰서 문학식경감 인솔로 대회진행을 도우며 인간띠잇기에 동참했다.
○…남산식물원 부근에서는 미국 타이완 일본등 외국관광객들도 참여했으며 노르웨이 TV2등 외국인들이 관심깊게 행사를 취재했다.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에서 동료 4명과 함께 온 로버트 피든(27)미군상사는 『남산에 올 때마다 고향 미주리주의 산세와 흡사해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올라브 스테이임러(44·노르웨이 TV2 기자)씨는 『한국에 취재왔다가 남산껴안기 행사까지 취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김성호·염영남 기자>김성호·염영남>
▷부산◁
○…상오10시부터 8구간에서 열린 금정산껴안기대회의 1차 집결지인 식물원입구와 범어사입구에서는 부산환경련회원들과 시민들이 떡갈나무 오리나무등 20여종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 1천여개를 달아주었다. 「환경을 살리는 30대모임」과 「환경교사모임」은 금정산 동문, 범어사입구에서 환경운동에 대한 간단한 교육과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자료집을 배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재 부산시장, 김진재(민자·금정구)의원, 박승진 금정구청장, 김영수 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부산을 가꾸는 모임」회장인 소설가 최해군씨, 추리소설가 김성종씨, 소설가 윤정규씨등 문화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부산을 가꾸는 모임」최회장은 『오늘 행사를 계기로 금정산보존 시민운동이 활성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산=한창만 기자>부산=한창만>
▷인천◁
○…하오 1시 인천상륙작전기념탑앞 광장에서 열린 「청량산껴안기대회」는 인천지역 최초의 대규모 환경행사였다. 이영래 시장, 윤세환 인천시교위의장, 한국보이스카우트·한국걸스카우트연맹 인천지부소속 초·중·고교생 대원, 「청량산살리기 시민모임」, 「아이와 환경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환경을 살리는 주부모임」, 「인천시민포럼」등 단체회원, 시민등 2천여명은 전국 대도시중 특히 녹지공간이 부족한 인천에서는 이같은 자연보호운동이 지속적으로 벌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지구의 날」 기념행사를 가진 뒤 4개조로 나뉘어 청량산에 올라 환경단체 회원들의 안내를 받아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주고 산에서의 행동수칙등을 담은 팻말을 설치했다.<인천=송원영 기자>인천=송원영>
▷대전◁
○…「대전사랑 보문산껴안기대회」참가신청자는 3천여명이었으나 전날 내린 비로 더욱 선명해진 봄정취를 만끽하러 나온 가족단위 시민들이 대거 동참, 인간띠를 형성할 무렵에는 1만5천명이나 됐다.
○…참가자들은 야외음악당에서 전망대 방향, 그린랜드 방향, 사정공원 방향등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손을 맞잡고 늘어서는 사람 인자 형의 인간띠를 만들어 대미를 장식했다.<대전=전성우 기자>대전=전성우>
▷대구◁
○…대구 달서구 상인동 달비생수광장에서 열린 앞산껴안기대회의 참가자 3천여명은 하오 1시 대구환경련 정학 공동의장의 대회사와 이종주 시장의 축사순으로 진행된 지구의날 기념식이 끝난뒤 하오 2시30분 앞산 승마장까지 약 2구간에서 인간띠를 형성한뒤 1인1나무 자매결연식등을 가졌다.<대구=정광진 기자>대구=정광진>
▷광주◁
○…무등산 껴안기대회는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회장 박선홍), 지방행정동우회 광주지회, 전남경찰청 기동10중대등 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오 10시부터 열렸다.
행사는 증심사입구 문빈정사앞 주차장에서 1부 무등산사랑 다짐대회, 2부 실천대회순으로 열려 참가자들이 쓰레기를 주우며 중머리재까지 4구간에 인간띠를 형성했다.<광주=김종구·송두영 기자>광주=김종구·송두영>
◎각계에 드리는 글 <요지>요지>
남산에서 소나무는 말라 죽어가고 새들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질오염, 대기오염등으로 서울의 환경오염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평범한 서울시민들이 나서서 환경을 지켜야 합니다. 삶의 터전을 되살리기 위하여 우리는 정부와 기업,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정부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환경보전에 두어야 합니다. 무리한 개발위주의 정책이 오늘의 환경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이제는 환경과 개발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 환경관련예산이 적어도 정부예산의 1%는 넘어야 합니다. 정부부처간의 협조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의 모든 부처에 환경관련 부서를 만들어 종합적인 대책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기업은 이제 이윤추구만을 앞세운 기업활동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만 당부하고 싶습니다. 환경설비 투자와 환경기술 개발에 힘써서 국제경쟁력과 함께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또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단계까지 끝까지 자신의 상품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민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다가오는 21세기를 인간과 자연이 조화·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철학과 양식을 추구하는 「녹색생명의 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소비 10% 줄이기운동을 제안합니다. 오늘 남산에 모인 우리는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합시다. 내년 지구의날에는 소나무가 더욱 푸르고 새들이 더 많이 날아다니는 남산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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