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토독재·세르비아 민족주의 맞서 한평생/반소혁명 지지 10여년 옥고도 「동유럽의 양심」으로 불리던 구 유고의 반체제운동가 밀로반 질라스가 20일 베오그라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향년 83세.
그의 인생은 끝없는 투쟁으로 점철됐다. 2차대전당시 나치에 대한 빨치산 투쟁으로 청년시절을 보낸 그는 이후 소련의 팽창주의 야욕과 티토의 독재에 항거했으며 유고붕괴후에는 세르비아의 민족주의와 맞싸워야했다.
대나치 투쟁에 따른 공로로 53년 유고 부통령직에 오른 질라스는 당시 티토의 후계자로 거명됐다. 하지만 전후 스탈린의 팽창주의적 공산주의와 빨치산 투쟁동지였던 티토의 전제적 통치경향은 그를 한순간 반체제 투사로 돌변시켰다. 그는 56년 헝가리 반소혁명을 지지하고 공산 지배계급의 모순을 폭로한 「신계급」이라는 책을 출간한 죄목으로 총 10여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야했다. 질라스의 저항의지가 굳게 담금질된 것도 이 시절이었다.
공산유고정부의 계속된 탄압에도 불구, 반체제운동을 격렬히 전개했던 그는 결국 유고공산정권의 붕괴를 목도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유혈내전으로 찢겨진 조국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내전을 촉발시킨 밀로세비치세르비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해왔다.
『유고의 연방유지가 나의 마지막 소망』이라면서 말년까지 보스니아 내전종식을 희구했던 질라스에게 「양심은 곧 투쟁」이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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