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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포스터(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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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포스터(장명수 칼럼)

입력
1995.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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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에 보면서 자란 그림 몇점, 자주 듣던 음악들, 좋아했던 연극과 영화가 우리의 생에 얼마나 깊은 문화적 추억을 남기는지 경험자들은 알 것이다. 학교 복도에 걸려있던 그림들, 음악반 친구들이 연주하던 실내악, 어떤 배우에 대한 감동등이 의식속에 각인되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든다. 올해 미술의 해를 맞아 한국화랑협회가 준비한 「한 집 한 그림 걸기」그림축제, 갤러리 현대의 「한국의 명화」포스터 보급운동은 더 많은 사람들을 그림가까이로 이끌 것이다. 그림축제는 전국 1백17개화랑이 5월2일부터 8일까지 1백만원 이내의 값으로 유명화가 5백여명의 소품들을 전시판매하는데, 중산층 미술애호가들에게 그림수집의 기회를 주려는 행사다. 그림 한점을 사서 벽에 건다는 것은 그 가족 모두에게 뜻깊은 문화적 사건이 될 것이다.

 갤러리 현대의 아트포스터 보급운동은 고가의 미술품을 리프로덕션(복제품)으로 대량제작하여 대중이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정교하게 인쇄한 포스터들은 화가자신이 만족할만큼 상태가 좋은데, 가격은 크기에 따라 1만∼3만원 정도다. 가정과 사무실, 학교와 유치원등에서 장식효과와 교육효과를 함께 거둘 만하다.

 몇해전 미국의 한 지방도서관에서 액자에 들어있는 명화포스터 여러개를 빌려가는 주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매달 그림을 빌려다가 바꿔걸면서 집안장식도 하고,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미술감상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아트포스터는 이처럼 여러 목적으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서관이나 지역문화센터가 책 레코드 필름등과 함께 그림을 대여해줄 수 있을 것이다.

 원화를 수집할만큼 부자가 아니거나 굳이 「진품」에 집착하지 않는 미술애호가들중에는 포스터로 집을 장식하고,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갤러리 현대는 1년에 50여종씩 계속 포스터를 만들어갈 계획인데, 한국의 명화포스터도 종류가 다양해지면 국내외에서 수집대상이 될것이다.

 미술품은 거의 돈많은 사람들이 수집하게 되므로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화가·화랑·애호가들이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전시회와 함께 대표작 포스터를 만들어 보급하는 작가와 화랑, 포스터를 액자에 넣어 바꿔 걸어보는 주부들, 미술의 해에는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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