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시라크」 최다득표 확실/결선 내7일… 조스팽·발라뒤르 2위 각축 미테랑대통령의 14년 장기집권을 마감하고 21세기 프랑스와 유럽통합을 이끌어 나갈 새 지도자를 뽑는 프랑스 대통령선거가 23일 실시된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주후인 5월7일 1, 2위 득표후보 2명을 놓고 결선투표를 갖는다. 1차투표에는 9명의 후보가 출마,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것은 확실하다.
이번 투표의 관심은 1위득표자보다는 2위득표자에 쏠려 있다. 이변이 없는한 우파의 공화국연합(RPR) 후보인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이 최다득표를 할 것으로 두달 전부터 여론조사 결과 한결같이 나타나고 있다. 시라크와 결선에서 맞붙을 2위 후보자리를 놓고 시라크와 같은 우파정당의 에두아르 발라뒤르총리와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시라크가 26∼27%, 조스팽이20∼21%, 발라뒤르가 16∼18%였다. 프랑스는 투표 1주일전부터 여론조사 결과의 공개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좌우파 후보를 결선에 내보냄으로써 좌우간의 균형과 견제를 유지시키는 투표행태를 보여왔다. 그러나 발라뒤르가 이번에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은 3위라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항상 거론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좌우의 이념보다는 점차 후보의 개인적인 면모를 중시하고 있고 발라뒤르의 갑작스런 인기하락이 그의 정치적 능력에 대한 평가보다는 선거전략의 실패와 각종 스캔들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의 표와 마음이 다른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58%가 시라크의 당선을 예상했으나 그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대답은 불과 29%였다. 반면 발라뒤르의 당선예상은 18%였으나 그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은 31%로 나타났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1차투표의 최다득표자가 결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발라뒤르가 결선진출에 성공한다면 조스팽 지지표와 약 10%에 이르는 로베르 위공산당후보 지지표가 드골리즘을 승계한 보수우파의 시라크보다는 중도우파성향의 발라뒤르에 몰릴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시라크는 조스팽후보의 결선진출을 바라고 있다. 지난 93년 총선에서 나타났듯 사회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거의 바닥을 맴돌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미테랑의 14년 사회당집권이 가져온 부패와 실업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12%의 고실업률과 각종 시위와 파업을 초래하고 있는 사회분열과 계층간 갈등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했다. 세 후보중 누구도 1차투표에서 4분의 1이상을 득표하기 힘들고 유권자의 3분의 1이 아직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당면과제의 해결을 기대할만한 국민적 후보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현상이다.<파리=한기봉 특파원>파리=한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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