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전회장의 정계진출로 쌍용그룹의 경영대권을 이어받은 김석준 신임회장은 창업자인 고 김성곤회장의 차남으로 53년 대구에서 출생했다. 김회장은 2세경영인이라기 보다는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회장이 대주주인 김전회장의 뜻을 잘 헤아려 그룹을 지휘해나갈 최적임자로 꼽힌 것도 이때문이다. 김회장은 김전회장이 지난 91년 미국 브랜다이스대학에 유학가 있는 동안(약1년) 자연스럽게 그룹경영을 맡아 최고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김회장은 이날 회장승계가 결정된후 기자와 만나 『회장님(김석원)의 뜻에 따라 최선을 다해 그룹을 이끌어나가겠다』며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재계의 40대기수」로 통하는 김회장은 서울 대광고·고대상대출신으로 77년 (주)쌍용에 말단사원으로 입사, 밑바닥에서부터 기업경영을 익혔다. 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것은 83년 쌍용건설사장이 되면서부터다.
김회장은 그룹의 3대 주력업종인 자동차 시멘트 정유부문의 핵심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 제2창업의 견인차역할을 했다.
쌍용건설사장 당시 1년의 절반을 해외건설현장에서 보낼만큼 일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업무추진력도 탁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든게 현장위주다. 형인 김전회장이 선이 굵고 대범하다는 평을 받는 반면 동생인 김회장은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이다.
김회장은 정도 경영과 투명성확보를 최고의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부인 이인실(41)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이백만 기자>이백만>
◎“정치 뜻대로 안돼도 일선복귀안해”/김석원전회장 일문일답
―회장를 그만두고 난뒤의 직책은.
『쌍용그룹은 계열사사장들이 그만두면 고문으로 예우하고 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에는 간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주주로서의 역할은.
『회장직을 그만두더라도 상법상 대주주로서의 권한은 보장돼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것에서 손떼기는 쉽지 않습니다. 벤츠와의 기술제휴 확대문제등 큰일에 한해 자문하는 정도의 권한은 행사할 것입니다』
―정치에서 뜻을 펴지 못했을 경우 그룹경영에 복귀할 예정입니까.
『그룹창업주의 2세들은 보통 40∼50세에 회장이 돼 20년정도 하다가 60∼70세에 은퇴합니다. 그렇게 보면 나는 20년이나 회장을 했으니 기업에서 은퇴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습니다』
―회장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
―앞으로 장남에게 기업경영을 맡길 계획입니까.
『큰 아들(지용)이 해병대에 입대, 현재 백령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학(고려대 경영학과)을 다니다 입대했기 때문에 제대후 학업도 마쳐야 합니다. 아직 나이(23세)도 어립니다. 기업경영을 하느냐는 본인의 의사에 따를 것입니다』
―선친께서 정치하지 말라고 유언하셨다는데.
『선친께서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없습니다. 잘못 전해진 얘기입니다』
―지분을 정리할 것입니까.
『쌍용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김석준 신임회장도 전문경영인입니다』
◎“책임막중… 전임회장 뜻따라 최선”/김석준 쌍용신임회장
김석원 쌍용그룹회장은 21일 정치활동에 전념키 위해 회장직을 사임, 동생인 김석준 그룹총괄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로 했다며 경영은퇴를 선언했다. 형제간에 그룹의 경영대권이 승계된 것은 현대그룹에 이어 쌍용그룹이 두번째다. 김전회장은 쌍용그룹고문으로 자동차합작사업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역할은 계속하기로 했다.
김전회장은 이날 상오 그룹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김석준신임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룹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나는 쌍용그룹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같은 결정이 이날 아침에 있었던 임시 대표이사회의를 통해 그룹내 원로들과 의논을 거쳐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그룹은 이로써 지난 75년 창업주인 성곡 김성곤선생이 급서한 이래 20년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김석원회장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김석준회장 체제를 맞게 됐다. 김신임회장은 오는 25일 회장으로 공식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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