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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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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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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물가안정 없이 선진국이 된 나라가 없다. 인플레에 시달린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고질적 인플레와 만성적 정치불안은 나라를 파멸로 몰고 가는 지름길이다. ◆한때 잘 나갔던 팔레비의 이란이 호메이니의 혁명을 만나게 됐던 것이나 선진국 문턱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던 칠레, 아르헨티나등이 낭패를 당했던 것은 모두 겹친 물가불안과 정치불안 때문이었다. ◆일본이 선진국 대열에 안착하고 선두그룹에 올라서게 된 것은 전후 40여년동안 한결같았던 정치안정과 물가안정 덕분이었다. 작은 나라들이지만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나라들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게 된 것도 어떻든 흔들림 없는 정치안정이 이루어졌고 물가가 함께 장기간 안정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진국 대열 선두에서 선진국을 바라보게 된 것도 86∼88년을 전후해 경제적으로 한자릿수 물가안정과 두자릿수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정치적으로 30년 군사 권위주의 체제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의 틀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와 무역규모 세계 10위권에 접근하는등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물가면에서는 개발도상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는 목전의 엔고호황에 도취된 채 한창 정치계절을 맞고 있는 우리에게는 따끔한 충고다. 당면한 국가운영의 기본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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