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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들 “사업다각화” 변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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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들 “사업다각화” 변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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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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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대행 날로 쇠퇴… “무역업 의존 막다른 상황”/올 설립20주맞아 유통·서비스 등서 재도약 시도 종합상사들이 수출입전문업체에서 종합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수출드라이브정책으로 태어난 상사들은 설립 20주년을 맞는 올해를 변신의 원년으로 삼아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종합상사의 변신노력은 기존의 영업방식과 사업구조는 물론 기능에까지 전 분야에서 필사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전담해온 수출대행기능이 날로 쇠퇴해가는 마당에 상사의 변신은 불가피한 과제다. 대규모 제조업체는 물론 중소제조업체까지 직접 수출에 나서면서 종합상사의 수출대행물량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상사인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1백18억달러를 수출,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백억불수출탑을 수상했다. 많은 실적임에는 틀림없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한 위기의식이 숨어 있다. 최대수출품인 반도체가 53억달러로 수출의 45%를 차지하는등 계열사제품수출의 비중이 85%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계열사수출비중이 (주)대우가 65%수준으로 조금 나은 반면 대부분 70∼90%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사들이 비계열사 수출품목으로 애호해왔던 철강은 내수활황으로 물량 자체가 20∼30%로 줄었고 섬유류는 가격경쟁력이 나빠져 팔기가 어려워졌다. 전체수출은 슈퍼엔고를 맞이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막상 종합상사의 수출은 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얘기다. 종합상사는 변신이 불가피한 시점에 이른 것이다.

 상사의 변신노력은 활발한 사업다각화추세로 집약된다. 올들어 유통 정보통신 서비스 자원개발등 각종 신규사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전통적인 무역업이외에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유통사업부 드림박스사업부(홈비디오판매) 캐치사업부(CA TV영화사업)등 무역과 무관한 3개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다각화의 방향성을 예고했다.  지난 3월 영화유선방송 캐치원의 출범을 계기로 영상사업 및 영화 프로그램공급 제작사업을 본격화했고 드림박스사업부를 통해 비디오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사업재구축작업도 한창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올 상반기중 러시아 동구지역본부 및 싱가포르본부를 신설, 신시장개척에 나선다. 특히 이들지역에 기존해외지사보다 상위직급인 임원급을 상주본부장으로 임명해 시설재수입이 늘고 있는 이들 해외신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주)대우는 특유의 해외자금조달능력을 활용해 국내외 합작투자와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가공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중국 남미에 제조공장을 짓고 중국 미얀마등을 거점으로 해외유통망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미얀마에서 백화점 「대우마트」 개점을 시발로 해외유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상사는 최근 싱가포르에 러시아산 헬기판매법인을 설립, 동남아지역에 대한 상업용 헬기판매사업을 적극 전개하는 한편 순차적으로 헬기 및 부품제조기술도입을 추진중이다.

 (주)쌍용은 최근 용산전자상가에 소프트웨어 플라자를 개설, 개인용 컴퓨터용 게임소프트웨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연내 미국업체와 합작, 외식사업에 참여 할 예정이다. (주)선경은 최근 경제개발로 수요가 높은 동남아지역에 대한 기계 및 산업설비수출에 주력하고 있다.<이재열 기자>

◎종합상사 역사와 공과/75년 탄생 수출입국 첨병역할/경쟁 지나쳐 시장왜곡 초래도

 75년 5월19일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된 삼성물산을 효시로 우리나라 종합상사의 역사는 시작됐다. 상사지정제도가 도입된 75년 삼성 쌍용 대우 국제 한일등 5개사가 종합상사로 지정됐고 78년에는 13개사로 늘었으나 지정과 탈락의 우여곡절을 거쳐 현재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LG상사 (주)쌍용 (주)선경 효성물산등 7개사가 남았다.

 종합상사는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73년의 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선진국들이 신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자 시장개척은 난관에 부딪쳤고 중소무역업체의 과당경쟁으로 부작용들이 많았다. 업체들의 소규모거래 및 비전문성으로 인해 수출업체의 그룹화, 조직화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일본종합상사를 모델로 종합상사지정제도가 도입되었다.

 종합상사들은 초창기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다. 수출진흥을 위해 실시된 무역금융의 혜택등 정부의 지원책이 종합상사에 집중되었다. 당초의 설립목적이었던 수출대행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수출입국의 첨병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선진국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경제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종합상사의 역할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도 없지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종합상사간 경쟁으로 수출시장질서를 왜곡시켰고 과거의 수출금융을 악용해 소속그룹의 확장에 주력한 사실등은 이면에 감추어진 상사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80년대후반부터 종합상사들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총수출에 대한 종합상사 수출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총수출에 대한 종합상사의 수출비중은 80년대초반 48%수준에서 80년대후반에는 40%미만으로 낮아졌다.<유승호 기자>

◎종합상사 앞으로의 생존전략/러시아·중국·중남미 등 해외진출 박차/유통·자동차판매업 등 내수시장 개발

 종합상사들의 미래는 어디 있는가. 상사들은 바뀌어가는 시대환경에 맞추어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는데 골몰하고 있다.

 상사들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조직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기존의 무역업과 그밖에 다양한 부문을 총괄하는 종합기업으로의 변신이 가능하리라고 낙관하고 있다. 특히 변신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엔고의 영향으로 무역환경이 호전되고 있어 상사들의 운신의 폭은 보다 자유스러워질 전망이다.

 종합상사들은 기존의 상품수출의존형 영업형태로는 매출신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플랜트 수출 및 해외유통사업 물류사업참여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상사들이 모색하고 있는 사업다각화의 흐름은 해외진출과 내수시장개발등 대체로 두 가닥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주)대우와 현대종합상사 LG상사 (주)쌍용등은 상사고유기능을 고도화해 해외에 치중한다는 전략이다. (주)대우는 세계경영이라는 대우그룹의 모기업답게 세계현지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특히 러시아지역 및 중남미지역등 신시장개척에 박차, 올해 수출 85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병호사장은 『현재 74개인 해외법인을 2000년까지 3백30개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특히 아프리카 중국 베트남등 확대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고 밝혔다.

 LG상사도  상품수출과 함께 석유화학플랜트사업과 중동지역의 통신사업에 참여하고 러시아 극동지역의 해외유통망을 확충, 그룹제품의 전문매장을 통해 매출을 확대시킬 방침이다. 박수환사장은 『종합상사의 미래는 자체 해외마케팅능력을 갖춘 제조업체와의 차별성에 있다』면서 『 동남아지역에 대한 화학플랜트수출, 러시아산 헬기의 세계 공급망구축, 중국 러시아지역의 현지유통사업등이 그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올해 유럽 동남아 미국 중국등 지역별 수출전략을 수립시행해나가고 국내시장개방에 대비해 수입기능의 확충 및 내수시장참여를 적극추진키로했다. 박세용사장은 『올해는 해외투자사업 강화의 해』라며 『중국 베트남등 전략지역에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자원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주)쌍용과 (주)선경은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인도에 관심이 많다. 쌍용의 안종원사장은 『시베리아가스와 유전등 러시아의 자원개발, 제2의 중국으로 부상하고있는 인도시장개척이 목표』라며 『특히 기술개발 분담등 방안을 통한 한일협력사업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주)선경의 김승정사장은 『중국 베트남 인도지역을 전략시장으로 선정, 투자를 확대하겠다』면서 『특히 그룹내 타계열사와 연대해 플랜트 프로젝트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효성물산은 오히려 내수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느낌이 강하다. 삼성물산의 신세길사장은『유통 영상 자동차판매사업의 진출등 사업다각화에 치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그룹주력사업인 자동차완제품의 전국적인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사업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물산 원무현사장은 『유통업 외식사업 보세창고업등에 대한 신규사업을 검토중』이라며 『올해안으로 2개정도의 사업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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