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린악몽속 “또 테러” 경악/승객 시민 등 두통·구토 증세【도쿄=황영식 특파원】 엔화가 한때 달러당 70엔대에 진입한 19일 수도권이자 인구밀집지역인 요코하마(횡빈)역내에서 또다시 독가스테러사건마저 빚어지자 일본국민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인들은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상오에는 엔고소식, 하오에는 가스테러뉴스로 정신을 차릴 수 없다』며 『안전한 나라 일본의 신화는 이제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독가스테러가 발생한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전철로 40분가량 걸리는 수도권의 항구도시로 도쿄로 출퇴근하는 회사원과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인구 밀집지역이다. 테러발생당시 요코하마역 동서쪽 출입구를 잇는 지하통로를 걸어가던 아나모 기스케씨는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목이 칼칼해지고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도 기침이 나오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고 구토가 나오려했다고 당시의 증상을 설명했다. 교도(공동)통신은 1백길이의 역지하통로 중간에서 흰 액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19일 현재 목과 눈등에 통증을 느끼거나 구토증세를 보여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3백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가스테러가 난 곳은 간나이(관내) 이시가와초(석천정) 등 4개역으로 도쿄와 요코하마를 잇는 일본철도(JR)의 수도권전철 종점인 요코하마의 인근지역들이다. 요코하마역에서는 지난달 5일 심야열차내에서 악취소동이 빚어진 적이 있었으며 그 직후인 지난달 20일 도쿄 지하철내에서 사린독가스사건이 발생, 12명이 사망했었다.
사린사건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는 일본의 치안당국은 가스테러가 발생하자 즉시 구급차와 소방차 50여대를 현지에 급파하고 행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간사이(관서)지진당시 지각출동으로 비난을 받은 육상자위대도 이날 화학방위소대를 신속히 출동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요코하마역주변은 전시를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자극성 냄새를 풍긴 독극물의 정체와 관련, 노나카 히로무(야중광무)국가공안위원장은 참의원에서의 보고를 통해 『입원환자들의 증세로 보아 사린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상황이 두드러진 곳은 JR요코하마역 서구 지하통로 주변으로 하오 1시께 두명의 피해자가 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지하도 입구에 쓰러진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눈과 목의 통증, 두통을 호소하는 가벼운 증상이었다.
한편 요코하마역과 게이힌도호쿠(경빈동북)선으로 연결되는 간나이역과 이시가와초역에서도 하오 1시 직후 승객 3명이 두통과 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전동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와 관련 JR동일본측은 문제의 전차는 이날 처음 냉방기를 가동, 자극성냄새가 풍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옴진리교의 보복성 테러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현장부근에서 검문에 응하지 않고 달아나던 옴진리교 신도 2명을 붙잡아 사건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린독가스사건을 모방, 사회에 충격을 주려는 이상심리 소유자에 의한 모방범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두갈래로 수사를 펴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