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행위는 영혼의 승화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스스로 불태우려는 성실성이 예술의 생명이다. 진실을 외면하면 예술의 가치는 사라지고 만다. 문화예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 다른 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음악공연장은 시위장이 될 수 없다. 합창음악에서 고의적인 불협화음이 나온다면, 그것은 청중에 대한 배신이자 예술의 모독이다.
인천시립합창단은 공개적인 연주장에서 엉터리로 노래를 불렀다. 시에서 임명한 지휘자가 부적격자라고 항의하는 뜻에서 일부러 박자와 음정을 틀리게 연주했다.
더욱 맹랑한 것은 지휘자가 퇴장했는데도 예정에 없던 곡목을 멋대로 계속 불렀다는 것이다. 울분에 넘친 청중들이 항의를 벌이는 해프닝까지 생겼다. 이런 사태는 결코 사소한 「소동」으로 눈감고 넘길 일이 아니다. 인천시가 지휘자와 합창단원 전원을 해고한 것으로 덮어 둘 일이 아님은 당연하다.
우리네 문화수준, 특히 낙후한 지방문화의 현실에 반성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랫동안 계속된 문화예술활동의 서울 편중을 벗어나 지방문화의 싹이 돋아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고맙고 반가운 현상이다. 여기에 구정물을 쏟는 행위는 참기가 어렵고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근년에 와서 지방교향악단이 새로 여러개 생겨나고 이들이 서울로 진출하는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의 지방화가 착실하게 다져지는 기운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소망은 지방문화예술단체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단계가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다. 이 싹을 곱게 키우는 것은 지방주민의 애정과 무엇보다 지방예술인들의 분발 그리고 헌신임을 강조하게 된다. 그런데 인천시립합창단의 반예술행위가 거리낌없이 이뤄졌다는 것은 아픈 상처로 기억될 것이다.
음악 연극 무용등 공연예술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게 불협화다. 공연자나 연주자가 호흡을 같이 해야 공연이 살아난다. 서로가 깔보거나 존중하지 않는 풍토에선 불협화가 저절로 생겨 나게 마련이다.
아울러 문화예술인들이 편가르기와 헐뜯기 같은 고질적인 악풍에서 빨리 벗어 나기를 바란다. 예술발전을 저해하는 이런 악폐가 소멸되지 않으면 창조력이 분출하리란 기대는 어렵기만 하다.
특히 지방예술인들에게 당부하는바는 긍지를 잃지 말고 품위를 더욱 높여 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행정관청의 예술에 대한 몰이해가 분하더라도 지방문화 발전의 선구자라는 사명감을 언제나 간직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천시립합창단의 탈선은 쓴 약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모든 예술행위는 완벽한 조화를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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