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10엔상승 1천억엔 손해/인건비 등 절감 값내리기 안간힘 달러당 79·75엔까지 치솟은 「초엔고」로 일본 산업계에 암운이 짙게 드리워졌다.
연초 경기회복의 조짐으로 대략 20% 정도의 수익증대를 기대했던 자동차, 전자, 공작기계업체등 일본의 주력기업들은 3개월반만에 20% 이상 치솟아 버린 엔가격으로 경상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선데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비교적 엔고대책에 충실했던 도요타자동차조차 달러당 10엔 상승에 1천억엔의 수익이 감소된다는 계산이고 보면 다른 업체들의 고충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수출가격을 낮추기 위한 비용절감의 다양한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엔베이스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판은 1백% 일본산」을 고집해오던 일자동차업계의 경우 한국산 강판이 상륙하는등 부품의 해외조달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닛산(일산)자동차등은 대졸사원 신규채용을 동결,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또 액정등 일부 기술독과점품목에서는 수출가격의 엔고연동인상도 노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출업체로부터 비용절감을 전가받고 있는 부품업체등 중소기업들의 고통은 더하다. 채산성 감소로 폐업이 속출하고 3월까지인 94회계연도 무역흑자는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엔고를 피하기 위한 해외생산의 확대는 산업공동화현상을 부르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조성한 공업단지를 원가이하로 팔겠다고 손짓하는데도 나서는 업체가 없다. 대졸실업자들의 증가는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막 회복되려던 경기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일본을 우울하게 하는 이같은 상황전개의 한편에는 내수확대를 위한 업체들의 가격인하경쟁과 가격하락에서 오는 소비자들의 환호도 따른다.
수입맥주가 국내산보다 캔당 1백30엔이 싼 1백엔에 팔리고 있고 2백20엔이었던 맥도널드 햄버거가 1백30엔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수입품 스웨터와 속옷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각각 85%, 65%를 넘어섰고 올들어 생야채수입은 전년대비 76%의 성장을 보였다.
한편으로 일용잡화와 가전, 식품업등에서 두드러진 소매가격표시 철폐는 소매시장의 경쟁을 강화시켜 근본적인 유통구조의 혁신을 부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전망을 주고 있다. 또 엔고가 수입확대와 내수경쟁의 격화를 불러 일본경제의 최대과제인 내외가격차를 해소할 것이란 기대도 낳고 있다. 기업도 장기적으로는 해외생산과 구조개혁등을 통해 건실화할 것이란 장밋빛 관측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일본의 무역이 누적흑자의 악성구조에서 벗어나 확대균형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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