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와 대결 승산 유일인물” 미련/민주후보 확정후에 「결판」 전망 여권이 이회창전총리에 은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이전총리가 출마설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여권은 미련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영입작업을 전개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이전총리의 지인을 동원, 다각도로 의중을 타진해 보는 수준이다.
민자당의 최돈웅의원, 금융권의 한 인사등이 최근 이전총리를 만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최의원은 18일 이전총리의 광화문 사무실을 방문, 출마여부를 타진했다. 그러나 최의원은 『경기고 동기이자 자주 만나는 친구로서 갔을 뿐이다. 다만 그의 출마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라 뜻을 물어봤더니 안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민자당 주변에서는 『최의원등이 여권핵심부의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특히 그는 이전총리를 방문하기 전에 김덕룡 사무총장를 면담, 한동안 밀담을 나눴고 그 전날(17일)에는 박관용 청와대정치특보를 만났다. 이 잇단 만남이 김총장과 박특보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뭔가를 시사해주고 있다.
그 이전에도 여권이 이전총리를 적극적으로 접촉한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민주계 핵심실세들이 이달초 이전총리를 만나 출마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전총리도 여권인사를 만난 사실을 딱 잘라 부인하지 않고 있고 정가 소식통들은 박관용정치특보 김덕룡사무총장을 「밀사」로 적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이전총리는 정치에 뜻이 없다며 출마를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 일각에서 『이회창카드는 물건너갔다』는 말이 나돈것은 이시점부터이다.
이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내심은 여전히 이전총리로 기울어 있다는게 정설이다.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야당후보와 승부할 만한 인물은 역시 이회창뿐』이라는 결론으로 모아진다. 여권인사들이 『우리는 아직 문을 닫지 않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이전총리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은 이같은 기대를 반영한다. 하지만 이전총리측은 『대통령이 나서도 대답은 매한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여권은 민주당후보가 확정될 때까지는 정중동의 보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경선(5월3일) 이전에는 이전총리의 「외곽」에 접근, 뜸을 들인후 그 이후에 결판을 낼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전총리의 영입이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서도 다각도의 대안을 강구중이다.
그중 하나가 정원식 전총리 카드이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젊은층으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명박의원을 내세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젠 「후보찾기」에 시간을 보내기보다 하루빨리 「후보만들기」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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