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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입 1,500만엔 한달용돈 12만엔/일본중산층 40대 다나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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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입 1,500만엔 한달용돈 12만엔/일본중산층 40대 다나카씨

입력
199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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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동경) 네리마(연마)구 도요타마나카(풍옥중)의 대지 30평 남짓한 2층집에 다나카 신이치로(전중진일랑·43)씨 일가족 4명이 살고 있다. 지은 지 10년이 지나 외관은 허름하지만 거실과 방 5개가 널찍한 감을 주는 이 집을 중심으로 다나카씨 가족은 일본 중산층의 전형적인 삶을 살고 있다.  다나카씨는 비슷한 연배의 일본 중산층 가장들이 대개 대기업의 중견사원으로 뛰고 있는 것과는 달리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다. 수입으로 치면 약간 나은 수준이지만 생활상은 특별히 다를 바가 없다.

 그가 운영하는 종업원 14명규모의 (주)다나카(전중)는 미용관련 품목을 미용업자들에게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도매회사로 집 바로 옆에 있다. 대개의 일본인 가정이 그렇듯 부인 마리아(41)씨도 밖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이타바시(판교)구립 신가시(신하안)소학교의 일본어 학급교사가 마리아씨의 직업이다. 딸 후미나(사나·14)는 중학교 3학년, 아들 쇼이치(상일·10)는 소학교 5학년이다.

 다나카씨 가족의 하루는 아침 6시 마리아씨의 기상으로 시작된다. 7시 20분이면 집을 나서야 하는 후미나의 도시락을 준비하고 간단하나마 아침식사 준비를 하다보면 제대로 몸치장을 할 겨를도 없다.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학교까지 50분정도가 걸리는 후미나가 제일 먼저 집을 나선후 7시 45분이면 마리아선생도 출근길에 올라야 한다.

 빙돌아 1시간 20분이상 걸리는 전철대신 지름길로 30분정도가 걸리는 자가용을 이용한다. 다나카씨는 대개 7시 30분에 일어난다. 서둘러 세수를 하고 조간신문을 대강 훑어보면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8시 30분이면 집옆의 회사에 나간다.

 출근후 다나카씨의 상오 일과는 주로 전날의 잔무처리와 거래처와의 전화상담, 물품구입차 찾아오는 고객들과의 직접상담등으로 채워진다. 인근식당에서 1천엔정도의 점심을 사먹지만 시간여유가 없어 거르는 일도 잦다.

 주로 배달과 거래처 순회등으로 바쁜 하오를 보내고 나서도 저녁시간 역시 개인적인 여유는 없다. 저녁이면 늘 회의를 해야 하고 직원들과의 회식, 거래상의 접대등으로 저녁은 대개 밖에서 먹게 되고  매일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다.

 출장도 잦아 한달에 5∼15일을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 중견 회사원보다는 약간 많은 12만엔정도를 한달 용돈으로 쓰고 있으나 점심값등 「내야 할」경우가 많아 늘 넉넉지 못하다.

 와세다(조도전)대 경제학과출신인 그는 처음 출판사에서 편집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직접 출판정보를 게재하는 잡지를 창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이 시원치 않아 결국 할아버지대에서 시작한 가업을 이었다.

 다나카씨 부부의 연수입은 1천5백만엔 정도로 세금을 제하면 1천2백만엔 남짓이다. 대기업의 중견과장이 보통 1년에 1천만엔을 손에 쥐는 것에 비하면 약간 많은 편이나 두사람이 버는 것으로는 잘해야 평균정도이다. 10년전 집을 지으면서 빌린 융자금 상환에 20만엔, 교육비가 15만엔, 보험료 10만엔, 주거비와 식료품비 28만엔등을 매달 지출하고 월 15만엔 정도를 저축한다.

 일이 워낙 바빠 남들처럼 자주 여행을 떠나지는 못한다. 매년 설날이면 2박 3일씩 가루이자와(경정택)로 떠나는 스키여행은 그래서 커다란 즐거움이다.

◎다나카부인 마리아씨/소학교 교사 재직/맞벌이로 가계도움/하루 3시간 집안일

 도쿄가쿠게이(동경학예)대 일어과출신인 부인 마리아씨는 처음 5년간 도쿄도립 장애아학교에서 근무한 후 네리마구의 한 소학교에서 10년동안 학급담임을 맡았었다.

 3년전 현재의 신가시학교로 자리를 옮길 당시 일본어학급이 새로 생겼고, 자녀문제로 학급담임까지 맡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던 그는 선뜻 일본어학급 교사를 지원했다.

 현재 마리아선생이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생은 모두 10명. 중국학생이 대부분이나 한국학생도 있다. 또 브라질에서 온 일본교포학생도 있어 다양한 언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학생을 맞아 사전을 찾아가며 새로 한글을 익히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하루 한시간꼴로 국어시간에 해당학생을 빼내 개인교수식으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차차 수업시간을 줄여 나가 1년정도 지나면 「졸업」시킨다. 일본어를 제대로 익히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언어장벽에 의한 고립감 등 불안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늦어도 하오5시 집에 돌아오면 마리아선생은 평범한 주부로 돌아간다. 장을 보고 집안청소를 하고 밥을 짓는등 가사는 대부분 그의 몫이다. 더러 남편이 아침 설거지를 거들고 딸은 빨래를 챙기거나 속옷과 양말등을 직접 빠는등 도와주지만 그래도 주부의 일은 끝이 없다.

 저녁 8시께 대강 하루 일이 끝나면 TV를 보고 책을 읽거나 수업준비를 한다.

<도쿄=최성욱 기자>

◇일본 기동취재반

박래부 (문화2부 부장)

이상호 (경제1부 기자)

박상준 (전국부 기자)

황영식 (도쿄 특파원)

이대현 (문화2부 기자)

장현규 (정치1부 기자)

박광희 (주간한국부 기자)

최성욱 (사회2부 기자)

오대근 (사진부 기자)

손덕기 (도쿄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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