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시대 시도는 좋았지만 감각적 오락·사행심만 조장/다양하고 유익한내용 개발필요 생방송인 「게임천국」(KBS 2)과 「달려라 코바」(SBS)는 전자오락게임 프로그램이다. 시청자가 직접 출연하거나 가정에서 TV와 전화기를 이용, 「우주전쟁」 「페인트 맨」같은 다양한 전자오락게임 대결을 벌인다.
여기엔 TV가 추구하는 두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다. 첨단 컴퓨터시대에 호응하고, 시청자 참여의 폭도 넓힌다는 것이다. TV가 시대흐름에 맞춰 시청자의 기호를 반영해야 살아남고 또 「전파」의 주인인 국민의 참여 역시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SBS가 봄철 개편에서 『앞으로 지방 시청자들의 참여까지 고려한다』며 「달려라 코바」의 시간을 늘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격제어 컴퓨터게임인 이 프로들은 외형상 성공한 듯 보인다. 컴퓨터와 방송 프로그램의 결합에 성공했고 내용의 독창성을 위해 자체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매일 4백∼5백 통의 출연과 참가를 원하는 엽서가 쇄도할 만큼 시청자의 관심도 높다.
이같은 호응은 당연한 지 모른다. 어느 동네를 가나 청소년과 아이들로 북적대는 전자오락실을 생각하면 쉽게 수긍이 간다. 게임에서 이길 경우 제공하는 상품들, 이를테면 소형 비디오카메라나 컴퓨터기기도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재미있는 전자오락게임도 하고 상품도 받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TV가 마련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나 내용이 유익하지는 않다. 기존 각종 퀴즈프로가 단편적이나마 지식을 전달해 주었다면 이 프로들에는 그것마저 없다. 단지 감각적 오락과 사행심만을 조장한다. 어쩌면 컴퓨터가 가진 가장 큰 폐해만을 TV가 선택한 것인지 모른다.
시청자 참여프로가 제 역할을 다 하려면 일반시청자 역시 퀴즈프로에서 답을 맞춰보는 것처럼 간접 참여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한 기능이 거의 없다.
TV가 「컴퓨터시대 수용과 시청자 참여」란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면서 소중한 전파로 전자오락게임만 하고 있어야 할까. 다양하고 유익한 형식과 내용을 개발하는 자세가 아쉽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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