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 내달 서울모터쇼 하이브리드카 선봬 새로운 모델의 차가 나오기까지는 4∼5년이 걸린다. 자동차의 평균 수명과 맞먹는 긴 시간의 산고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연구개발비, 슈퍼컴퓨터등 각종 첨단장비와 함께 수만명에 이르는 국내외 연구인력과 기술자들이 집중 투입된다.
먼저 디자이너들이 그린 수백장의 도면 가운데 몇가지를 골라내 진흙으로 실물의 4분의1크기인 클레이모델을 만들어 품평회를 갖는다. 이중 한가지 모델이 최종 선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부품 및 차체설계에 들어가 실물크기의 시험용차량(프로토타이프카)이 만들어진다. 프로토타이프카를 이용해 안전도시험 연비시험 주행시험등이 이루어진다.
차에 대한 안정성이 중요시되면서 충돌테스트를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1대의 신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평균 80∼1백대의 프로토타이프카를 부숴야 한다. 최근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작업을 통해 모의충돌실험이 가능해지면서 부숴지는 프로토타이프카 숫자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프로토타이프카에 탑승하는 사람모형의 마네킹(더미)도 휴지조각처럼 부숴진다. 더미의 가격은 어른이 1억2천만원, 어린이는 5천만∼6천만원정도로 프로토타이프카의 가격과 맞먹는다. 더미가 사람의 골격과 피부구조에 가깝도록 특수제작됐기 때문이다.
프로토타이프카를 이용한 각종 테스트에서 발견된 결함을 고쳐 실제 모델과 거의 같은 차를 만든다. 이 차를 파일럿카라고 부른다. 모든 자동차 테스트는 최악의 상태를 가정해 이뤄진다. 파일럿카는 혹서의 사막에서 혹한의 북구까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가혹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섭씨 40∼50도를 웃도는 호주의 사막지대와 미국의 데스벨리(죽음의 계곡)등에서 혹서실험을 거친다. 혹한실험은 주로 캐나다와 스웨덴등이 선택된다. 독일의 아우토반(속도제한이 없는 고속도로)에서는 최고속도에서의 적응능력을 테스트받는다. 국내 한계령등은 고지적응테스트 지역으로 자주 이용된다.
연구소밖에서 처음으로 테스트를 받게 되는 파일럿카는 무엇보다 비밀유지가 생명이다. 베일속에 가려져 있는 신차 모습을 먼저 보도하려는 자동차 전문잡지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경쟁업체의 염탐카메라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개발회사는 외부공개를 막기 위해 앞유리부분만 내놓고 천으로 차체를 가린 다음 주로 밤을 이용해 테스트를 실시한다.
부산과 서울간을 5천번 이상 왕복해야 하는 4백50만∼5백만정도의 각종 로드테스트 과정을 모두 거친 뒤에야 비로소 신차가 탄생된다. 로드테스트에 드는 기름값만 10억원이 넘는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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