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 유전등 눈독 수출허용 주장/안보리 파워게임끝에 기술적 타협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석유금수부분해제 결정은 그동안 이라크 금수 해제에 강력히 반대해온 미국과 영국의 동의가 있어 가능했다.
이라크는 91년 유엔의 금수조치로 석유 수출 길이 막히면서 돈줄이 말라 극심한 경제난을 겪어왔다. 생활고와 물자난으로 1백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에 걸렸으며 국민들이 죄다 굶어죽을 판이라는 보도도 여러차례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석유 수출을 제한적으로나마풀어준 것은 이라크인들의 고통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정과 그에 따른 전면적인 금수해제 압력을 누그러뜨리면서 생색도 내는 효과를 노렸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 기술적 타협인 셈이다.
비동맹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많은 나라들은 그동안 이라크에 대한 금수조치가 이라크 국민들만 괴롭힐 뿐이라며 이의 해제를 요구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가운데 프랑스와 러시아가 이에 동조, 미국 영국과 의견을 달리함으로써 이라크 금수해제 문제는 안보리내 파워게임 성격도 띠고 있다. 이라크내 유전 개발에 눈독을 들여온 프랑스는 이라크와 단교한 지 4년만에 지난달 미국과 영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바그다드에 이익대표부를 열었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이라크에 판 무기 대금을 받기 위해서 이라크의 석유 수출을 허용하라고 주장해왔다.
유엔의 제재조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따른 응징 차원에서 마련됐지만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 해체와 유엔의 감시활동 수락등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풀게 돼있었다. 이때문에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주권과 영토를 인정하고 유엔 감시단도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근 유엔의 이라크 감시단은 이라크가 생물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이라크 제재조치의 완전해제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라크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경우 서방의 압력에 대한 자국 주권의 포기 굴복으로 받아들여지게돼 후세인의 체면 손상은 물론 정권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선뜻 받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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