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경험 “필수”… 정치인 제외/정원식·이회창씨 등 “가장 근접” 민자당의 서울시장 예상후보가 서서히 압축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미로찾기 학습같은 오리무중 상태가 해소됐다는 적극적인 얘기는 아니다. 여권안팎에서 거명되던 4∼5명의 유력인사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니 대안이 2∼3명으로 좁혀졌다는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압축이다.
이같은 지우기 작업의 잣대는 우선 민주당후보가 조순 전부총리로 사실상 내정되고 박찬종 의원이 시민연대후보를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또 자민련도 최각규 전부총리를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야권후보를 상대로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여권후보의 첫째 요건은 당연히 행정경험이 꼽힌다. 순수 정치인은 대상에서 제외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둘째 기준은 전직 부총리가 줄줄이 나오는 현실을 감안, 총리급정도의 중량과 지명도가 실려야하며 중산층에 어필할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본인이 분명한 전의를 불태워야 한다는 점도 두말할 필요없다.
이회창 전총리 이홍구 총리 나웅배 통일부총리등 여러카드가 떠오르다가 세종연구소 이사장인 정원식 전총리가 최근들어 급부상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와관련, 현재 세종연구소에 석사과정을 신설하는 준비작업으로 미국을 방문중인 정전총리는 4월초 출국전에 여권 고위인사와 비밀리에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고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고위인사는 정전총리가 귀국하는 4월하순 김영삼대통령과의 면담일정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92년 대선때 민자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인연으로 여권핵심부의 신뢰가 두터운 정전총리가 김대통령의 심중에 숨겨진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은 여기서 비롯된다. 하지만 정전총리가 60대후반인데다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수개월의 장고가 낳은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지적등이 그것이다.
이회창전총리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 결코 「꺼진 불」로 볼수 없다는 여권일각의 얘기가 계속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다만 이홍구총리나 나웅배부총리의 경우 북한핵문제등의 현안이나 개각필요성등의 부담이 커 일단 후보대상에서 비켜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순수정치인 출신으로 득표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김덕룡 의원등의 발탁가능성도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중인 이명박 의원도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인출신인 이의원이 독특한 강점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권핵심부의 평가는 그다지 높지않은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달말께 뚜껑을 열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는 정전총리를 포함한 총리급에서 선택될 것이 유력시된다고 해야할 것같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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