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2∼3천만원 안구1억대/동남아인 제공자 수입 소문도 신장등 장기 밀매가 성행하고 있다.
장기이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식용 장기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장기 매매를 중개하는 밀매조직이 대도시 종합병원을 무대로 활개를 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여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밀매조직은 인도 방글라데시 동남아등의 밀매조직과 연계, 국내 수요가 많은 신장 제공자를 「수입」한다는 소문마저 있다.
또 외국에서 수요가 많은 안구 제공자를 「수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대구등 대도시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화장실등에 나붙은 「신장을 제공합니다」 「신장 파실분을 찾습니다」 「신장제공및 연결, 안구도 가능합니다」등의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 종합병원 대합실 주변에서 장기알선 브로커들이 은밀하게 환자 가족들을 접촉하던 것에 비해 훨씬 조직화되고 대담해 졌다.
안내문에 적힌 무선호출번호로 연락을 하면 어렵지 않게 밀매조직 브로커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수요자를 만나 「가격」을 흥정, 합의가 되면 장기 제공자와 연결해 준다.
장기 밀매가 성행하면서 장기제공 대가도 신장의 경우 2천만∼3천만원선으로 거의 공정가격이 됐다. RH 네거티브 혈액형등 구하기 힘든 신장은 1천만원 정도 더 비싸다. 안구는 1억원 이상 호가하지만 아직은 국내 수요는 거의 없고 미국 일본등의 수요자들에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매 브로커조직은 장기 가격의 10∼20%를 알선 수수료명목으로 제공자와 수요자 양측에서 받아 챙긴다. 최근 밀매조직들은 전국적으로 연결망을 갖추고 장기를 팔려는 사람들을 모아 혈액형과 장기조직 항체검사까지 마친 수백명의 리스트를 확보, 수요자가 나타나면 즉각 연결해 주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주요 대학병원과 유명 종합병원등에서는 원칙적으로 장기이식 환자와 제공자의 혈연관계등을 확인, 불법적인 장기매매의 의혹이 없는 경우에만 이식수술을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아닌 병원의 확인절차에 허점이 있고 밀매조직들은 확인절차가 필요없는 병원까지 알선해 주고 있어 장기매매에 의한 이식수술을 막을 제도적 장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의료계와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장기밀매가 늘어나다 보면 동남아·중남미의 일부 국가에서와 같이 밀매용 장기를 확보하기 위한 범죄마저 등장할 우려가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박희정·정광진·염영남 기자>박희정·정광진·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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