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대통령선거에서 일본인2세 알베르토 후지모리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당연합이 과반수를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이상의 압승이라고 할 만하다. 결국 과거5년간 후지모리정권의 실적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적어도 유권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적이 후지모리에게는 있었다.
정권발족 당시인 90년 7천6백50%에 달했던 인플레는 지난해 15.4%로 억제됐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지난해 12.7%의 세계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치안을 위협하고 2만여명의 희생자를 낸 좌익테러를 거의 봉쇄, 90년 3천여명에 달했던 희생자를 지난해에는 수백명으로 줄였다.
이같은 성과는 재정균형정책과 금융긴축을 과감히 시행, 국영기업의 민영화·보조금의 폐지·세제정비및 징세의 강화·무역자유화·연고채용 공무원의 감축등 고통이 따르는 일련의 구조개혁을 단행한 결과다. 테러조직에는 힘에 의한 대결정책을 취했다.
그러나 이같은 과정의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의회와 사법부의 격렬한 저항에 부닥친 대통령은 92년 4월 비상조치를 발동, 헌법을 정지하고 의회를 폐쇄해 페루의 민주주의를 사장했다.
이번 선거는 93년말 신헌법의 발효로 헌법체제에 복귀한 후 최초로 민의를 묻는 기회였다. 민의는 여당연합에 승리를 안기고 후지모리 대통령에 2000년 7월까지 5년간의 시간을 다시 주었다.
그러나 실업률이 10%를 넘고 노동인구의 70%가 불완전 취업상태인 고용문제, 국민의 60%가 월수 1백달러이하인 빈곤, 2백억달러를 넘는 외채, 사회기반의 미정비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또 활력있는 민주주의를 페루에 정착시킬 과제도 안고 있다. 민주주의의 룰을 지키면서 개혁을 진전시키는 참된 지도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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